英 정부 정식 서명…어산지 美 송환 여부 법원에 달렸다
14일 송환 예비심리 재개…본심리 구체적 일정 제시할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의 미국 범죄인 송환 명령에 정식 서명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어산지의 미국) 송환 명령에 서명한 뒤 교부했다"면서 "최종 결정은 법원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산지는 영국 법을 어겼기 때문에 경찰이 마침내 그를 체포한 뒤 적법하게 구금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의 서명으로 미국의 어산지 송환 요청이 유효하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법원은 그러나 어산지의 미국 송환이 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등 여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뒤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어산지는 지난달 초 열린 미국 범죄인 송환 관련 첫 예비 심리에서는 영상 연결을 통해 "송환에 굴복하고 싶지 않다"며 미국 송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 법정은 오는 14일 어산지 송환과 관련한 추가 심리를 열 계획이다.
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미국 송환 관련 본심리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외교 전문 등을 공개했던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된 뒤 보석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은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하고,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어산지는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미국에서 수십 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 외에 스웨덴 검찰 역시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재개하기로 하고 그의 신병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법원은 그러나 최근 어산지의 구속을 허가해 달라는 자국 검찰의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구속 허가가 떨어지면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를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압송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원의 구속 불허로 스웨덴 검찰은 영국으로 가 출장 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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