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유람선 인양 본격준비…최대관건은 시신유실방지와 선체보전
크레인 '클라크 아담' 사고지점 5.5㎞ 도착…인양 기초작업 개시
물 무게까지 더하면 100t 추정…시신유실 막고 약해진 선체 보전이 관건
인양완료 시 선체내부 시신 첫 확인은 한국측 신속대응팀이 맡기로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 사고가 선체 인양 국면으로 5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대형 크레인을 통한 인양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선체 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실종자 시신을 유실하거나 훼손하지 않고, 추돌사고와 이후 침몰로 약해진 선체 또한 최대한 보전하면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인양하는 것이 헝가리 정부의 당면 과제다.
인양의 핵심 장비는 동유럽 최대 규모의 대형 크레인인 '클라크 아담'.
이 크레인은 200t가량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높이 50.95m, 길이 48.95m의 대형 크레인으로, 헝가리가 보유한 크레인 중 유일하게 허블레아니 호를 인양할 수 있는 장비다.
허블레아니 호는 선체 무게만 50t인데, 선내에 가득 찬 물의 무게 등을 더하면 무게가 1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지점인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에서 북쪽 상류로 73㎞ 떨어진 지점에서 이날 아침 출발한 이 크레인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사고현장 상류의 부다페스트 도심 철교를 지난 뒤 멈춰섰다.
크레인은 아르파드 다리와 머르기트 다리만 지나면 5.5㎞ 하류의 유람선 침몰지점에 도달한다.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는 사고수역의 다뉴브강 수위가 높아서 이 크레인이 통과할 수 없었지만, 최근 며칠간 강의 수위가 빠르게 낮아져 통과에 필요한 최소 공간인 수면∼교각 사이 4m가 확보돼 크레인이 교각들을 통과할 수 있었다. 현재는 아르파드 다리, 머르기트 다리와 수면 사이의 높이를 재며 이동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 아담은 사고 지점 바로 위의 머르기트 다리 아래를 통과한 뒤에는 침몰 선체의 남쪽 끝부분으로 돌아 들어가 수중의 선체를 체인으로 고정해 들어 올리게 된다.
선체의 본격 인양 전에는 고정장치 설치와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한 작업이 이뤄진다.
헝가리 당국은 크레인과 침몰 선체를 체인으로 연결할 결속장치를 이날 중으로 침몰 선체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작업은 헝가리 측 잠수사들이 진행하고 있다.
체인을 감은 뒤에는 인양 직전 시신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낮은 선체의 소형 창문 일부를 깨뜨려 물을 빼 수압을 낮추는 작업도 이뤄진다.
헝가리 측은 크레인과 배를 연결하는 작업과 더불어 시신 유실 방지용 그물망을 선체 중간의 파손된 출입문 쪽에 설치하고, 이어 보트 대기, 부표 설치 등이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이르면 6일 오후부터 배를 들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신속하게 선체 그대로 인양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헝가리는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의 인양작업을 이르면 오는 9일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최대 목표는 실종자들의 시신을 단 한 구도 놓치지 않고 온전하게 배를 들어 올리는 것과, 헝가리 측이 밝힌 대로 선체를 최대한 보전하는 것이다.
허블레아니호는 추돌 당시의 충격과 침몰과정에서 선체의 중간 부분이 파손돼 선체가 상당히 약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체의 보전을 위해선 고정장치를 박고 체인을 연결하는 위치를 어떻게 선정하는지가 관건이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헝가리가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작업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졌는지도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선체의 파손 정도는 이전에 판단했던 것보다는 좀 더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관계자는 5일 "그래도 선박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고 중간 일부만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선체가 크레인을 통해 바지선으로 옮겨지면 선박 안의 시신 확인은 가장 먼저 한국 측 합동신속대응팀 소속 대원들이 하기로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합의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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