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출산 대책에 적극적인 지자체에 교부세 더 준다(종합)
행안부, 내일 지방재정전략회의서 '2020 지방재정 운영방향' 발표
(세종=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내년에는 미세먼지 대책이나 출산·양육·노인 지원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지방자치단체에 더 많은 교부세를 준다.
지자체가 개별 자치단체를 넘어서는 국가적 이슈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 교부세 규모를 더 늘리거나 줄인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4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진영 장관 주재로 지방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지방재정 운영방향'을 발표한다고 3일 밝혔다.
지방재정 운영방향은 내년에 49조원에 이르는 보통교부세를 국가 공동 현안에 대한 지방의 역할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나 인구구조 변화 대응, 일자리 창출처럼 개별 자치단체 차원을 넘어서는 국가적 과제에 대해 각 지자체에서 시행한 정책적 노력을 평가하고 그에 비례해 내년 보통교부세를 산정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등 미세먼지 감축 노력이나 신혼·출산 가구 지원, 아동·양육수당, 노인 대상 돌봄 지원 등과 관련한 교부세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생활SOC 관련 지방비 규모와 일자리 창출 성과 등도 교부세 산정 시 추가 반영하거나 인센티브를 준다. 또한 고용·산업위기 지역이나 낙후지역, 외국인·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자치단체 간 협력사업에 적극적인 지역 등에도 우선적으로 교부세를 배분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적기에 신속하게 재정을 투입할 수 있도록 교부세 통보 등 지방재정 운영일정도 개편한다.
지자체 예산편성이 6월께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예산편성지침 마련 시기를 7월에서 6월로, 교부세 통보 시기는 12월에서 9월로 각각 앞당긴다. 교부세 통보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1962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행안부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증가하는 지방세 재원에 대한 배분 방안도 확정해 6개 관련법이 9월 말까지 개정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방안의 후속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8년에 부가가치세의 11%이던 지방소비세율을 2019년 15%로 4%포인트(약 3조3천억원 해당) 올린 데 이어 내년에는 21%로 6%포인트(5조1천억원) 인상한다.
법 개정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내년에는 지방세 재원이 2018년 대비 총 10%포인트(8조5천억원) 늘어난다.
행안부는 이 8조5천억원 가운데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를 통해 이뤄지던 국고보조사업이 지자체 일반사업으로 전환(기능이양)되는 3조6천억원과 기초자치단체·교육청 재원변동분 9천억원 등 4조5천억원은 3년간 정액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실제 순증가분에 해당하는 나머지 4조원가량에 대해서는 기존방식대로 지역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배분한다. 다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는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해 10년간 배분받은 재원의 35%를 지방상생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또한 지방세 부과·징수부터 편성·집행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차세대 지방재정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올해 196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예산 신속집행 대상액의 58.5%를 상반기까지 집행 완료하고 국가추경 의결 시 지방 대응추경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등 확장적 재정 기조를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치적 상황 등으로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어 예상대로 9월까지 지방재원 확대에 필요한 법 개정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9월까지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대 11조1천억원에 이르는 당초예산을 반영하지 못하게 돼 상반기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며 "여야 사이에 크게 쟁점이 있는 부분은 아니어서 국회가 열리기만 하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