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女 비하' 광고로 교민 비판받은 獨기업, 기업가치 급감
獨신문 "광고 비판 진정시켰지만, 투자자 여전히 회의적"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올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광고를 내보낸 독일 기업 호른바흐가 상당한 기업가치 하락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건축자재 및 정원용품 판매업체인 호른바흐는 지난 1년간 기업 가치가 3분의 1로 감소했다.
이에 호른바흐는 유럽지역에서 158개 매장에 대해 경영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호른바흐 측은 기업가치 하락 원인으로 지난해 비용이 예상을 초과한 데다, 재고가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억 유로에 달한 투자비를 올해 1억 1천만∼1억3천만 유로로 줄이고, 고객에 유용한 부분에만 엄격히 투자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탄 호른바흐의 주가는 인종차별 광고 논란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은 "호른바흐가 일단 (광고를 비판한) 인터넷 집단을 진정시켰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른바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정원에서 땀 흘려 일한 백인 남성들의 속옷이 진공 포장돼 도시의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자판기에서 속옷을 구매한 아시아 젊은 여성이 속옷의 냄새를 맡으면서 신음을 내고 황홀해 하는 장면을 담아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화와 인종차별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호른바흐에 대한 비판 운동은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주도해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주독 한국대사관과 주독 일본대사관은 호른바흐에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호른바흐 측은 인종차별 의도가 없다면서 광고를 유지했다.
그러나 독일광고위원회가 인종차별적 광고라고 판단한 뒤 호른바흐는 문제가 된 광고를 새 광고로 대체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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