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안자고 수시 호출…트럼프 에어포스원 수행은 포로 생활"
수면시간 확보해도 잘 곳 없어…소파 또는 바닥에 요가 매트 깔고 쪽잠
해외 숙소에선 폭스뉴스 안 나온다 타박…참모들 "참을성 없는 여행자"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그와 함께 에어포스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에 타는 것은 포로로 잡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일본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8월 하순까지 3만6천 마일(약 5만8천㎞)이 넘는 해외 순방에 나선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전·현직 관계자 5명을 인터뷰해 에어포스원 수행의 고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만 해도 백악관 참모들은 해외 순방을 앞두고 들떠있었지만, 집권 3년 차인 현재는 순방에 빠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방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시간을 기수(機首)에 설치된 집무실에서 보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잠을 4∼5시간만 자는데 전용기 안에서는 아예 거의 자지 않으면서 수시로 참모들을 호출한다고 한다.
불이 꺼진 전용기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려던 직원들이 대통령의 호출에 졸린 눈을 비비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잠잘 시간이 생겨도 전용기 안에서는 몸을 누일 공간을 찾기 어렵다. 대통령 전용 침실을 제외하고 에어포스원에는 침대형 좌석이 설치돼 있지 않다.
몇몇 참모들은 회의실 바닥이나 가죽 소파를 애용한다. 좀 더 경험이 많은 참모들은 아예 요가 매트를 준비한다고 한다.
참모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참을성 없는 여행자'라고 묘사했다. 그는 외국 문화를 경험하기보다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을 선호한다. 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 체류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오래전 계획해놓은 일정을 변경한 탓에 참모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호텔업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가 적절하지 않다며 참모진을 질책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취임 초기 해외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숙소에 폭스뉴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참모진을 나무랐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언론과 각을 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이 '우군'으로 여기는 몇 안되는 매체다.
결국 미국 대통령의 국제통신업무를 관할하는 백악관통신국(WHCA)은 해외 순방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한다고 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 크기에 따라 여러 대의 TV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며, 백악관 선발대는 미리 방문국 정부에 머리가 붙어있는 생선 요리 등 트럼프 대통령이 꺼리는 음식을 내놓지 말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회의나 주요 7개국(G7) 회의 같은 대규모 정상회의보다 자신이 주빈으로 대접받는 해외 출장을 선호한다고 한다.
특히, 이번 일본 방문이나 다음 달 3일부터 예정된 영국 방문 같은 국빈 방문(State Visit)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방문 형식이라고 CNN은 전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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