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얼굴' 박용식, 손흥민 원정 응원 간다
30일 출국…후배 도움으로 챔피언스리그 입장권 구해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태극기 응원맨'으로 잘 알려진 박용식(56) 레드엔젤 응원단장이 유럽축구 꿈의 무대 결승에 오른 손흥민(토트넘) 원정 응원에 나선다.
태극기 문양을 활용한 독특한 분장과 복장으로 유명한 박용식 단장은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난다.
박 단장은 해외 스포츠 대회 원정 응원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보유한 축구 마니아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지난해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여섯 차례 연속 원정 응원을 펼쳤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 때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박항서 감독을 응원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57차례나 원정 응원을 다녀왔다.
작년 러시아 월드컵 때 현지를 찾아 응원했던 박 단장은 손흥민의 열성 팬이기도 하다.
당시 손흥민이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쐐기골을 넣는 장면에 감동한 그는 축구 레전드인 박지성에 이어 8년 만이자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응원하게 됐다.
그는 240만원을 주고 왕복 항공권을 끊었지만 수백만 원까지 치솟은 챔피언스리그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현지에 가서 결승 입장권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무작정 마드리드를 찾아 경기장 앞에서라도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었다.
다행히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후배 이재성씨가 선뜻 500만원 짜리 티켓을 사도록 지원해줬다.
작년 러시아 월드컵 때 함께 현지를 방문했던 박 단장이 보육원 청소년들을 데리고 원정 응원전을 펼쳤던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박 단장이 대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며 불우한 청소년들을 후원해왔고, 도움을 받은 학생이 법조계 고위직까지 오르는 등 선행을 펼쳐온 점도 후배가 입장권 비용을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손흥민 선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단 한 경기도 빼지 않고 시청할 정도로 팬"이라면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대한민국 선수가 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지 알 수 없고, 미력하나마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 원정 응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고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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