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세계 최초 수소차 고향 울산…수소 메카로 발돋움
전국 최대 인프라 구축…"수소 프로젝트로 경제혁신 이끌 것"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세계 최초로 양산된 수소차는 투싼ix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2월 울산공장에서 이 차량 생산에 들어갔는데 경쟁사인 일본 토요타보다 1년가량 앞선 것이다.
현재 수소차 주력 모델인 현대차 넥쏘 역시 울산공장에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수소차 생산은 울산이 가진 수소 인프라와 무관하지 않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울산에 몰려 있는 석유화학업체가 등유와 경유 등을 제품화하는 탈황 공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수소이기 때문에 수소 기반이 어느 지역보다 잘 갖춰졌다.
실제 울산지역 수소 제조능력은 82만t으로 전국 제조능력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소배관은 전국 60% 수준인 120㎞가 구축돼 있다.
수소차 보급률은 전국 1위로 올해 말까지 모두 1천361대가 보급된다. 이는 광주 857대, 경남 714대 등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수소차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충전소는 모두 5곳(4월 말 기준)으로 전국 14곳 중 35%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최초로 수소 시내버스가 노선에 투입된 곳도 울산이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24번 수소버스가 울주군 율리공영차고지에서 동구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56㎞ 구간을 매일 2회 운행 중이다.
울산시는 올해 수소버스 3대를 노선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수소택시도 전국 최초인 2016년 12월부터 도로를 달리고 있다.
울산은 수소를 전기로 만들어 각 가정이 사용하는 수소타운을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해 2012년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운영한 경험도 있다.
지난해 10월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준공된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센터는 플랫폼 구축과 실증화 작업에 한창이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 태스크포스(TF) 팀장(박사)은 "수소는 현 여건상 이송비용이 생산비용을 뛰어넘는다고 할 정도로 생산지와 소비지 간 거리가 중요한 요소다"며 "전국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춘 울산이 이런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사업비 7조6천억원을 투입해 2030년을 목표로 수소산업 메카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은 올해 1천361대에서 2030년 6만7천대로 50배 가까이 늘리고, 충전소는 60곳으로 확대된다.
수소배관망은 200㎞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차도 보조를 맞춰 수소버스, 수소트럭을 포함한 수소차 생산량을 지난해 3천 대에서 2030년 50만대로 160배 이상 확대한다.
울산시는 수소산업 확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경기 상승 유발 효과를 노린다.
조선과 해양플랜트 경기 장기 침체, 세계 자동차 시장 경쟁 과열 등 울산을 이끌어온 주축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모두 위기 상황에서 수소산업은 울산 경제를 지키기 위한 필수 선택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생산 대수를 연간 50만대까지 늘리면 협력업체를 포함해 5만명 이상 고용 창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는 수소 융복합밸리 조성과 수소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수소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는다.
우선 한국산업단지공단, 대학 등과 함께 수소 소재부품 산업단지(100만㎡)를 만들어 수소 생산·저장·이송·활용 등 모든 과정과 연관된 기업 100여 개를 유치할 방침이다.
이 산단 안에는 기업지원시설과 공동 연구동을 구축해 산학협력지구를 조성한다.
이 산단이 2025년까지 완성되면 수소 연구에서 관련 기술 사업화로 효과가 극대화 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와 별도로 현대차, 울산테크노파크와 연계해 수소 전문기업 200개 회사를 육성한다.
또 수소를 활용한 발전용 연료전기를 개발하고 실증화 단계를 거쳐 건물, 수소충전소, 대형 선박 보조 전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수소 제조·저장 능력도 늘린다.
연간 수소차 15만대를 운영할 수 있는 시간당 5만㎥ 제조 규모 공장을 증설하고 북항과 남항, 인근 산단에 비축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학교, 한국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등은 수소 전문 인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가를 양성하게 된다.
심민령 울산시 에너지산업과장은 "차량, 선박, 비행기 등 동력이 필요한 모든 것들이 수소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울산시 추진하는 수소 프로젝트가 10년 뒤 안정화 되고 울산이 수소 인프라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고용 창출, 수출 구조 다변화 등 경제 혁신을 이끌 것이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