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끝장대치…"기호3번 달아라" vs "마음놓고 물러나라"(종합2보)
유승민·안철수계 '협공'에 김관영 '배수진'…8일 의총 '최대 고비'
劉·安계 15명 의총 소집요구…'캐스팅보터' 권은희→채이배 교체설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지도부 퇴진론을 둘러싼 바른미래당 내 갈등이 8일 의원총회에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7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알림문을 통해 "15명의 의원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함에 따라 8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유승민계로 불리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과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 7명 등 15명이 의총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들은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의 불신임 안건을 제안, 다수 동의를 통해 지도부 사퇴 압박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당헌당규상 의총 의결을 통해 원내대표 중도사퇴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다수 '의결'을 통해 명분 싸움에서 우위에 서려는 판단으로 읽힌다.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며 협공에 나선 유승민계·안철수계와 '퇴진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지도부는 의총에서 또 한 번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의총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의원 15명은 당원권 정지 중인 의원(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박선숙 의원을 제외한 바른미래당 의원 24명의 절반을 넘는 숫자다.
특히 그간 당내 갈등상황에서 중립입장을 유지했던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등 안철수계 의원 4명이 지도부 반대파에 합류한 것은 현 지도부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주말 연휴를 앞두고 정무직 당직자들을 무더기 해임한 것이 일부 중립지대 의원들마저 이탈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지도부 퇴진론을 당을 파괴하는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사퇴요구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연대·통합하려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겠느냐, 2번과 함께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2번을 달겠느냐"고 따져 물은 뒤 "3번을 달겠다면 저는 그 즉시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당을 흔드는 것은 (그들이)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원내대표 임기(6월 말)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몰아내려는 것을 보면 그 이유가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임재훈 의원도 회의에서 "현 당내 상황은 개혁과 반개혁세력의 충돌"이라며 "당권에 눈이 먼 분들은 즉각 사퇴요구를 멈추고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오후에는 현 지도체제를 옹호하는 영·호남 지역위원장 및 핵심당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계는 더는 당의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당무를 정상화하기 위해 금명간 당 지도부 인사 개편마저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인 채이배 의원, 오신환 사무총장을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임재훈 의원, 김삼화 의원의 사퇴로 공석인 수석대변인에는 최도자 비례대표 의원으로 각각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당 정책위의장이자 최고위원인 권 의원의 교체는 파행 중인 최고위원회의 의결정족수(5명)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고위 관계자는 "이미 일주일 전부터 돌던 이야기인데 인사권자인 손 대표의 생각을 아무도 자세히 모르는 상황"이라며 "손 대표가 당장 인사개편을 단행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상했던 막장 로드맵"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요구의 기저에 한국당과의 연대·통합 의도가 있다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발끈했다. 원색적 비난도 줄을 이었다.
오신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가) 양치기 소년에서 늑대로 돌변했다"며 "있지도 않은 소설을 쓰며 알량한 원내대표 자리를 차고앉아 의원들한테 갑질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좋아하는 1표 차 다수결로 당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으니 다수 의원의 사퇴요구에는 어떻게 할지 지켜보겠다"고 쏘아붙였다.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원내대표가 사퇴요구를 해당 행위라고 했는데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며 "의원들 3분의 2가 사퇴하라고 하는데 또 궤변을 내세우며 동료의원들을 모독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는 구태 정치인들이나 하는 초점 흐리기를 하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소인배 정치"라며 "김 대표가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은 억지 선동을 중단하고 다 내려놓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유의동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당을 떠날 것이라면 왜 당에 남아 이렇게 어려운 싸움을 하겠느냐. 그 어느 당으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는 부디 마음을 놓고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당직에서 해임된 부대변인 6명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의 조치는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행해졌다. 바른미래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사망을 고했다"며 "손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 총사퇴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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