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나루히토 일왕, 물 분야 깊이 연구한 전문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유엔에서 물 전문가로 활동하는 한승수 전 총리가 왕세자 시절 물 문제를 연구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관련 활동을 적극 평가했다.
유엔 물과 재해 고위급 전문가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한 전 총리는 6일 자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나루히토 일왕과 물을 매개로 한 인연을 소개했다.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에 물 연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일본 국민은 그를 물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
그가 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7세 때인 1987년 3월 네팔에 갔을 때 물을 얻기 위해 여성들이 고생하고,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물 문제 연구에 천착한 나루히토 일왕은 2007년 12월 오이타현 벳푸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태평양 물 정상 회의에서 네팔에서 찍은 사진을 소개하면서 물과 사회 문제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 국내외 방문 때마다 그 지역의 용수 및 방재 시설에 들러 연구자 관점에서 시찰하곤 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는 유엔의 물과 위생에 관한 자문위원회 명예총재로 활약했고, 2013년과 2015년에는 유엔본부에서 열린 '물과 재해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유엔 연설을 막후에서 지원한 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 유엔 '물과 재해 위험 감소 사무총장' 특사도 맡고 있는 한 전 총리였다.
일본 왕실 인사로는 처음인 2013년 유엔 연설은 엄청난 쓰나미 피해를 야기했던 동일본대지진 후여서 일본의 피해복구 작업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일본 삼대 실록' 등 고전 속에 등장하는 재해 기록을 인용하면서 일본이 재해를 교훈으로 삼아온 사례를 소개했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연설로, 배울 점이 많았다"며 "물 문제에서 (나루히토 일왕의 활동이)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한 전 총리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작년 11월 도쿄에서 4시간에 걸쳐 진행된 '물과 재해 고위급 패널'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심포지엄 후 열린 간담회에서 즉위 후에도 물 문제 연구를 계속하면서 국제적인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NHK출판은 나루히토 일왕이 여러 물 관련 국내외 포럼 등에서 연설한 내용을 엮은 '수운사(水運史)에서 세계의 물로'라는 책을 지난 4월 초 출간했다.
'德仁(나루히토)' 서명이 들어간 이 책을 받았다는 한 전 총리는 "훌륭한 전문 서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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