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명 탄 美보잉737 착륙 중 강물 빠져…경상만 21명 '기적'(종합)
폭풍우 속 활주로 이탈…軍 전세기로 군인과 관계자 등 탑승
탑승객 "여객기 활주로에 두 번 튕겨…강인지 바다인지 몰랐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임은진 기자 = 미국에서 3일 밤(현지시간) 군 관계자 등 143명을 태운 보잉 737-800 여객기가 악천후 속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미끄러지면서 활주로 끝에 있는 강으로 빠졌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고, 21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떠난 마이애미항공 여객기 LL293편이 이날 오후 9시 40분께 폭풍우 속에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해군 항공기지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멈추지 못하고 세인트존스 강에 빠졌다.
여객기는 강의 얕은 부분에 빠져 가라앉지는 않았고, 중상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기는 군 전세기로 군인과 관계자 등 승객 136명, 승무원 7명이 탑승했다.
레니 커리 잭슨빌 시장은 트위터에서 탑승자 전원이 무사하며 승무원들은 강물 위로 흘러나온 연료를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커리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주겠다며 전화했다고 덧붙였다.
잭슨빌 보안관실도 트위터에서 "비행기가 강에 잠기지 않았다. 모두가 살았고 소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잭슨빌 기지의 마이클 코너 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사고였다면) 오늘 저녁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안도감을 표현했다.
사고기 탑승객인 셰릴 보만 변호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가운데 착륙이 정말 어려웠다. 비행기가 활주로와 부딪히고 튀어 올랐다. 조종사가 완벽히 컨트롤 못 했던 것이 분명했다. 비행기는 다시 한번 튀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가 옆으로 틀어지면서 활주로를 벗어났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이게 강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었다"며 "산소마스크가 내려왔고, 연료가 새는 냄새가 났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보만 변호사는 "탑승객 대부분이 군 관계자라서 서로 자리에서 벗어나 여객기 날개 위로 올라가 구명보트에 탈 수 있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잭슨빌 기지 대변인에 따르면 마이애미항공은 군과 계약에 따라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와 플로리다주 잭슨빌 해군기지,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영해왔다.
미국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들이 사고조사를 위해 이동 중이며, 보잉사 측은 사고 사실을 알고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