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빗나갈 정도로 좋은 경기 했다…한국탁구 스토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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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동칠 기자 = "세계 150위권 선수가 이렇게 (4강까지) 온 건 기적입니다. 한국탁구에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의 김택수 감독은 28일(한국시간) 막내 안재현(삼성생명)이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에 3-4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딴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랭킹 157위인 안재현은 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일본의 간판인 세계 4위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4-2로 꺾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뒤 대표팀 선배인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을 8강에서 4-3으로 누르고 4강 진출자에게 주는 동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메달은 2003년 파리 대회 주세혁 이후 역대 여섯 번째다.
안재현은 그러나 준결승에서 세계 16위 팔크에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역전패하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김택수 감독은 "재현이가 좋은 경기를 했는데 5세트 7-2에서 졌고, 6세트를 땄지만 7세트에서 졌다. 경기 내용 자체는 밀린 게 없었는데 5세트 성급하게 하다 내줘 경험 부족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실업 2년 차인 안재현이 세계선수권 무대에는 처음 출전이라서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안재현의 동메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안재현의 4강 진출이 세계선수권 최대 이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유럽 최강자 블라디미르 삼소노프 등 많은 관계자가 놀라워했다. 안재현이 올라오면서 중국도 긴장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재현은 워낙 제가 볼 때도 예상 빗나갈 정도로 좋은 경기를 했다. 스피드나 파워가 부족하면 4강 오기 힘든데 밀리지 않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거나 앞선 경기를 했다. 희망적이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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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중국 강세는 여전하다. 안재현이 기대 이상으로 4강에 올랐지만 이상수, 정영식이 결국 16강에서 고비 넘지 못했다. 그냥 넘겨서는 안 될 것 같다. 결국 메달을 따려면 16강 이상에서 강적들을 이겨야 하는데 그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감한 여자 대표팀의 유남규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훈련 시간이 짧고 부상이 있었지만 대진표를 보면 복식과 혼합복식 4강에 갈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 "이상수-전지희 조는 최강 쉬신-류스원 조를 꺾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메달 사냥 좌절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비록 훈련을 많이 못 했지만 다시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면 무한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면서 "선수들에게 조금 더 절실함을 느끼게 하면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과 도쿄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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