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티셔츠·후드티…광주 중·고 '생활 교복'이 대세
일부 학교에서는 교복 자율화 논의도 활발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라는 유행가 속 바람이 차츰 현실화하고 있다.
흰색 셔츠나 블라우스, 재킷 등 일률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편리와 기능성을 더한 '생활 교복'을 입는 학교들이 늘어가고 있다.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91개 중학교 중 71곳, 62개 고등학교 중 22곳이 생활 교복을 도입했다.
중학교 2곳, 고등학교 5곳은 교복을 입지 않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여름부터 생활 교복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여름에는 반바지와 반발 티셔츠, 겨울에는 후드티와 집업 점퍼 형태 교복이 등장했다.
치마와 바지, 반바지와 긴바지 등 선택권도 학생들에게 있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단점을 보완하고 시각적으로도 다양하고 산뜻해진 교복에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의사 결정과 디자인 선택 과정도 민주적이다.
최근 겨울 교복으로 집업 후드를 선택한 살레시오여중에서는 재킷 폐지, 대체 방안, 디자인 등을 학생과 교사의 설문을 통해 결정했다.
교복선정위원회에는 교직원, 학부모, 학생이 참여했다.
교복 또는 일상복 착용 선택권을 주는 교복 자율화 논의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복보다 일상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고가의 교복을 옷장에 '모셔두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의류 구매비 부담이 늘어나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학교와 교육청은 이른바 명품 수준의 고가 의류 착용은 지양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월곡중에서는 지난해 공청회, 학생·학부모·교사 투표 끝에 교복 착용 자율화 결정을 했다가 신입생 위주로 재설문을 시행해 신입생부터 교복을 없애기로 했다.
학교마다 학생, 학부모의 견해가 다르고 가격, 디자인 등 민감한 사안이 얽혀 교복과 관련한 의사 결정은 몇 차례 구성원 회의를 거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한 중학교 교사는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갖고 총회를 열어 의사 결정을 한다"며 "누구나 입고 싶은 교복을 채택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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