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챔피언십 1R 3언더파 이정은 "설레고 긴장됐다"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샷은 별로였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네요. 오늘 샷 연습을 좀 해서 내일은 원하는 샷으로 경기하고 싶어요"
작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고 올해부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이정은(23)이 다섯달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이정은은 25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정은의 국내 대회 출전은 지난해 11월 KLPGA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고 곧장 건너와 이 대회에 출전한 이정은은 "오랜만에 나온 한국 대회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미국에서는 경기 때 전혀 긴장할 일이 없었는데 오늘은 설레고 긴장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LPGA투어에서는 (응원하는 팬이 없어) 조용하게 경기를 했는데 모처럼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해 재미있었다"면서도 "(팬들이 응원하는) 이런 분위기가 그립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그린 적중률 77.8%에 28개의 퍼트가 말해주듯 안정된 경기력으로 버디 5개를 뽑아낸 이정은은 그러나 "내 장기인 드로 샷이 제대로 구사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페이드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샷은 썩 좋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시차나 잔디 적응 등의 문제는 아니고 잠시 샷이 흐트러진 것 같다"는 이정은은 "오늘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어 내일은 드로 샷으로 홀을 공략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고 말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정은은 12번(파3),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출발이 좋았다.
16번홀(파4) 벙커샷이 짧아 1타를 잃은 이정은은 2번(파3), 3번홀(파4)에서 또 한 번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5번홀(파3)에서 또 1타를 줄인 이정은은 7번홀(파5)에서 다섯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끝에 보기를 적어내 아쉬움을 남겼다.
이정은은 "너무너무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서 출전했다"면서 "내일까지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가고 3, 4라운드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올해 41회째를 맞은 KLPGA챔피언십은 KLPGA투어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이자 KLPGA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정은은 지난해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올렸다.
이정은은 "LPGA투어에서도 얼마 전에 끝난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면서 "그 대회 우승할 때까지 은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이자 올해 LPGA투어 신인왕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은은 신인왕 레이스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신인왕 경쟁을 벌일 때는 경쟁 상대가 누군지를 너무나 잘 알아서 수시로 그 선수들 성적을 확인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미국에서는 신인왕 경쟁 상대가 누군지도 모른다. 끝날 때까지 몰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 거리도 조금 늘었고 특히 아이언샷 거리는 평균 5m 늘었다는 이정은은 "미국에선 잔디가 짧아 아이언을 칠 때 정확하게 때리는 게 중요하다. 아이언과 볼의 접촉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거리가 저절로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샷과 비교하면 그린 플레이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이정은은 "적응하고 있는 단계이고 샷이 워낙 좋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