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장 "일대일로, 상대국 채무부담 능력 적극 고려"
'채무함정' 비판에 방어 나서…中정부 역할 축소·민간 주도 강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채무 함정론'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25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향후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협력 상대국의 채무 부담능력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투자 및 융자 결정을 함에 있어 합리적으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한 나라의 전체적인 채무 부담능력을 충분히 고려함으로써 채무의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파키스탄, 스리랑카, 지부티 등 일대일로 사업 참여국들이 과도한 빚 때문에 허덕이다 전략 인프라 사업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는 등 '채무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을 다분히 의식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대일로를 겨냥, 중국의 패권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외교술인 '채무 함정 외교'라고 비난하고,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불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이 행장은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저개발 상태에 있는 일대일로 참여국에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 일대일로 사업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려 애썼다.
그는 "채무 증가가 인프라 시설의 완비, 민생 개선, 노동 생산성 제고, 빈곤율 하락과 이어진다면 이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투자는 새 자금 흐름을 만들어내고 한 나라의 상환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또 향후 일대일로가 중국 정부 중심이 아닌 민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대일로의 시장 주도화를 견지하는 가운데 상업 자본이 주가 되고 정부 자금은 민간 자금 투자를 촉진하는 지렛대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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