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화재에 화들짝…英 "의사당 보수 서둘러야"
웨스트민스터 궁, 물 새고 벽돌 떨어지는 등 안전 문제 발생
내년 중반 대대적 보수 시작 예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큰 피해를 보자 이웃 나라인 영국에서도 의회가 자리 잡은 웨스트민스터 궁의 보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15일 발생한 화재로 18세기에 세운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의 대부분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봤다.
18일(현지시간) A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지켜본 영국에서는 웨스트민스터 궁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비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궁은 영국 상원과 하원 등 의회가 열리는 의사당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이름을 딴 웨스트민스터 궁은 11세기 왕궁으로 건설됐다가 1512년 화재로 대부분 소실됐다.
이후 영국 의회 겸 대법원 건물로 활용되다가 1834년 또다시 큰불이 나 웨스트민스터홀, 성 스테판 예배당, 주얼 타워 등 일부 중세 시대 구조물만 남았다.
다시 공모를 거쳐 선정된 건축가 찰스 배리가 외관을, 오거스터스 퓨진이 내부 디자인을 맡아 1840년부터 30년간 공사한 끝에 오늘날과 같은 고딕 양식 건물이 완성됐다.
웨스트민스터 궁은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새고, 쥐가 들끓는가 하면 일부 벽이 무너지는 등 안전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달 초 브렉시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천장에서 물이 새는 바람에 의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한 지역신문에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건물의 벽돌이 떨어졌다"면서 "다행히 아무도 심각하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의회는 웨스트민스터 궁을 비운 뒤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2020년 중반에야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작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소방감독관이 건물 내에서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웨스트민스터 궁 보수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로부터 교훈을 얻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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