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지대지유도무기 개발한 듯…軍 "北전술무기 분석중"
비행고도 낮고 사거리 짧아…스파이크급 유도미사일 개발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 국방과학원이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격 시험한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기종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18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가 나온 이후 "정밀 분석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군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이 이번에 사격 시험한 전술유도무기는 비행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다고 한다. 사거리가 짧은 대신 비행속도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가 짧고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사거리 20여㎞의 스파이크급 유도미사일 또는 신형 지대지(地對地) 정밀유도무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대지 등 다목적 순항미사일을 사거리를 줄여 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통상 미국 북부사령부에서 운용하는 탐지망에 포착이 되는데 이번에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고도가 낮고 비행거리가 짧은 전술유도무기여서 그런 탐지망에 포착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대지 정밀유도무기로 추정된다"면서 "비행하면서 타깃(목표물)을 변경하는 시커(정밀추적기)를 장착한 지대지 유도무기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러시아가 지난 2006년 실전 배치한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미사일은 하강하는 과정에서 급강하한 후 수평비행을 하고, 이후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인다. 북한이 "특수한 비행유도방식"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일부 군사 전문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스파이크급 정밀유도무기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어제 사격 시험한 전술유도무기는 기본적으로 유도가 되는 지상무기체계"라면서 "비행 과정에서 표적을 변경해 비행궤적이 좀 복잡하게 날아가는 스파이크급 유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이 2010년 서북도서에 배치한 스파이크 미사일은 중량 70㎏으로 사거리는 20여㎞에 이른다. 20㎞ 떨어진 표적(3.2m×2.5m)을 정확하게 명중할 수가 있어 갱도 안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격파하는 데 동원된다.
신 선임분석관은 "일각에서 유도다련장로켓(GMLRS)으로도 분석하는데 '특수한 비행유도 방식'이라고 밝힌 주장을 보면 다연장로켓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다목적 순항미사일을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사격 시험한 유도무기가 지상, 해상, 공중 등 다양한 목표물에 대해 발사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지대지, 공대지, 함대지 순항미사일 뿐 아니라 지대함, 지대공, 공대함, 함대함 등으로 변형 가능한 단거리 순항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하면 각종 탐지 자산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이번에 사격 시험한 전술유도무기 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군 정보당국도 분석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분석 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참은 북한의 이번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에 대해 '비핵화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유엔 제재에 위배되지 않는 재래식 전력을 개량 또는 개발해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 전력 외에 재래식 전력을 꾸준히 개량 및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격시험도 그런 동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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