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제자 허리 만졌다" 성추행 혐의 교사 2심도 무죄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 신빙성 없어"…1심 판단 정당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수업 중 생리통이 있는 여제자 허리를 만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고교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 학생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법원의 무죄 선고 이유다.
부산고법 형사2부(신동헌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4)씨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소사실을 보면 울산 한 고등학교 교사인 A씨는 2017년 5월 체육관에서 생리통이 있는 B양에게 다가가 "스포츠마사지를 잘 한다"며 허리 부위를 손가락으로 4차례 누르고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그해 6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고민 상담을 해 주겠다"며 B양을 옆에 앉힌 뒤 갑자기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때리는 방법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 진술이다.
A씨는 "B양 허리 부위를 만진 적이 없고 무릎 부위를 손바닥으로 살짝 때렸을 뿐 강제추행 의도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다른 학생이 체육수업을 받는 상황에서 성추행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목격자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추행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결했다.
항소심 역시 "B양이 공소사실과 달리 학교폭력위원회에서는 '걸어가면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점, 추행 피해를 본 뒤 A씨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점, 평소 A씨가 자신에게 과도한 관심을 보여 거부감이나 불쾌한 감정을 가진 점 등을 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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