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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동해안 덮친 화마 늑장 특보 편성 도마(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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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동해안 덮친 화마 늑장 특보 편성 도마(종합2보)
재난방송사 무색한 부실한 정보 전달로 뭇매…KBS "매뉴얼대로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간밤 산불이 동해안을 삼켜 버린 국가 재난 사태에 재난주관방송사 K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가 늑장 특보 체제를 가동했다 해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전날 강원 고성·속초 지역 산불은 오후 7시 17분 시작해 오후 9시 이후에는 속초 시내까지 위협, 주민 대피령이 확산했다. 10시께에는 소방청이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하고 총리의 긴급지시도 떨어졌다.
그러나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도 지상파 3사는 한참 뒤늦게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산림청이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때에도 드라마와 예능, 시사 프로그램 편성을 지속해 국민들은 보도 전문 채널이나 SNS에서 정보를 접해야만 했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KBS 뉴스 9'에서 3차례 현지와 연결 방송을 하기는 했지만 특보는 오후 10시 53분에야 시작했다. 게다가 첫 특보는 겨우 11시 5분까지 10여 분 이어졌고, 이후에는 정규 방송 '오늘밤 김제동'이 방송됐다.
'오늘밤 김제동' 역시 생방송 프로그램이지만 20분간 산불과는 상관없는 4·3보궐선거 등에 대한 이야기만 이어졌다. 그리고 11시 25분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이미 청와대에서 위기관리센터 긴급회의를 준비하고, 사망자마저 나온 시점이었다.
특보 내용 자체도 크게 부실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SNS에서는 실시간으로 산불 상황이 전파되며 국민들이 공포와 우려에 휩싸였지만, 지상파에서는 현지 주민과의 전화 연결이나 이미 다 알려진 화재 원인·피해 상황만 반복적으로 전달할 뿐이었다. 특히 대피소 정보나 대피 요령, 추가 피해 방지 등 현지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재난 관련 정보에 더 접근성이 낮을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수어 통역도 사고 다음 날인 5일 오전부터야 제공됐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페이스북에 "재난 속보에 수어통역을 지원하라. 장애인도 재난 속보를 듣고 안전해질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부실 보도 논란은 MBC와 SBS도 피해가기 어려웠다. MBC는 오후 11시 드라마 '더 뱅커'가 끝난 후에야 예능 '킬빌'을 결방하고 특보 체제에 돌입했으며, SBS는 예능 '가로채널'을 방송하다가 오후 11시 52분부터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이때는 이미 JTBC 같은 종합편성채널도 예능을 결방하고 특보를 시작할 때였다.
지상파 3사는 뒤늦게 특보 경쟁에 불이 붙어 이날 오전 아침일일극,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을 일제히 결방하고 뉴스를 전달했지만 때는 한참 늦었다.
국가 재난 사태 부실 보도에 대한 지적은 내부에서도 쏟아진다.
KBS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KBS는 시민 생명보다 '오늘밤 김제동'이 중요하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어디서 재난방송사라고 하지 말고 수신료 내놔라' 등 KBS를 향한 피해 주민과 시청자들의 질책이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쏟아졌다"라며 "세월호 참사의 초기 대응과 닮은 이 처참한 현실을 만든 책임자는 어디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성향의 KBS공영노조는 성명을 통해 "'오늘밤 김제동'을 편성하면서 폐지해 버린 밤 11시 '뉴스라인'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더 신속하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KBS는 "KBS는 재난방송 매뉴얼대로 특보 체제를 갖추고, 피해 내용과 규모, 확산 속도 등에 따라 시간대별로 대응을 조정, 확대했다"라고 밝혔다.
KBS는 "'오늘밤 김제동'은 생방송이어서 중간에 보도본부를 연결해 속보, 특보를 연결할 수 있도록 대비해달라는 보도본부 요청에 따라 오프닝 멘트부터 산불을 전했다"라며 "이후 연결에 대비해 시스템과 스태프가 모두 준비하다가 방송 중 보도본부가 현장 상황 악화에 특보로 이어갈 것을 결정하면서 20분 만에 방송 중단하고 특보를 재개했다"라고 설명했다.
lisa@yna.co.kr
nor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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