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역구 도로사업 '손타쿠' 논란 日차관급 사임키로
"내가 알아서 가능하게 해 줘" 발언으로 비판받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지역구 도로사업을 "내가 알아서 가능하게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차관급 인사가 결국 사임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은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郞) 국토교통 부대신(副大臣)이 전날 사임 의향을 밝혔다고 5일 말했다.
쓰카다 부대신은 지난 1일 혼슈(本州)와 규슈(九州)를 잇는 도로사업 조사와 관련해 "국가가 직접 관할하는 조사로 끌어올렸다"며 "내가 '손타쿠' 했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손타쿠(忖度)는 구체적으로 지시를 받지는 않았지만,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한다는 의미다.
손타쿠는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사학재단들이 특혜를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학 스캔들'에도 등장했다. 당시 담당 공무원들이 아베 총리 혹은 윗선의 의사를 헤아려 특혜를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가 된 사업은 아베 총리의 선거구인 야마구치(山口)현 시모노세키(下關)시와 과거 중선거구 시절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지지기반이었던 기타큐슈(北九州)시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2008년에 보류됐지만 2017년에 지방자치단체 예산과 국가 지원금으로 조사가 재개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국가가 조사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쓰카다 부대신은 자신이 면담했던 집권 자민당 간부가 "총리와 부총리의 지역사업"이라고 말해 자신이 "알았다"고 답했으며 "총리나 부총리가 그런 것은 말할 수 없으니 내가 '손타쿠' 했다"고도 말했다.
게다가 문제의 발언들은 자민당 추천을 받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의 집회에서 이뤄졌다.
쓰카다 부대신은 자신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4일 국회에서 재차 사과했지만, 야당에선 사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는 "앞으로 직무를 계속하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문제가 확산할 것으로 보이자 자민당 내부에선 "쓰카다 부대신 스스로 그만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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