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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부상으로 '높이' 약해진 KCC…공·수에 큰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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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부상으로 '높이' 약해진 KCC…공·수에 큰 구멍
플레이오프 들어 늘어난 하승진 비중…대체할 선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CC의 하승진은 코를 다쳤다.
2쿼터 중반 쓰러진 현대모비스 양동근에게 걸려 넘어진 그는 앞에 있던 선수의 몸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쳤다.
코트에 누워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던 하승진은 벤치로 물러났고, 이후 아예 라커룸으로 들어가 남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하승진의 공백은 컸다.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생긴 피로가 아직 남아있던 KCC 선수들은 '높이'의 열세를 메우려 더 많이 뛰어야 했고, 경기 막판 현대모비스보다 체력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도 "하승진이 나간 후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커진 것이 뼈아팠다"고 패배의 원인을 짚었다.
하승진이 빠지자 KCC의 골 밑은 헐거워졌다. 유독 KCC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 모비스의 라건아는 30점으로 맹활약했고, 함지훈 또한 4쿼터 승부처에만 9점을 몰아쳤다.
하승진이 코트에 있었던 1쿼터에 KCC는 리바운드를 장악해 공격의 시발점으로 삼았지만, 이후에는 이러한 우위도 사라졌다.
정태균 IB 스포츠 해설위원은 "하승진의 공백으로 KCC가 '골 밑 안방'을 내준 것이 1차전 패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KCC 이정현의 부진에도 단단한 스크린을 걸어줄 수 있는 하승진의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4일 오전 KCC 구단 관계자는 "하승진이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는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라도 코트에 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자세한 부상 정도는 병원 진단을 받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은 경기 출전 여부는 아직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7분 정도만을 소화하던 하승진은 플레이오프 들어 비중이 대폭 늘었다.
고양 오리온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30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코트를 누비며 KCC 공격과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오그먼 감독도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플레이오프에서 하승진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의 출전시간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의 부상은 KCC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전망이다.
하승진이 마스크를 쓰고 돌아온다고 해도, 이전처럼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기도 힘들거니와 코트에 선 시간 동안 100% 기량을 발휘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그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하승진을 대체할 선수나 전략 수정에 대해서는 생각해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하승진은 KCC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다.
체력, 속도, 외곽능력 등에서 모두 현대모비스보다 열세라는 평가가 많은 KCC가 높이의 강점마저 잃는다면 4강 플레이오프는 일방적인 현대모비스의 승리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정태균 위원은 "하승진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가 KCC에 딱히 없기 때문에, '높이'에 집착하기보다는 빠른 농구로 맞불을 놔야 한다"며 "6강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했던 송창용과 1차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정희재 등의 선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비에서의 변화도 불가피하다"며 "1차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지역방어 등을 통해 팀 디펜스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팀의 2차전 경기는 5일 울산에서 펼쳐진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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