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폐침목…진주 지역 골프장 발암물질에 노출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건강해지려고 간 골프장인데 알고 보니 라운딩 내내 발암물질에 노출됐네요"
A씨는 최근 경남 진주지역에 있는 한 골프장을 방문한 후 경기 내내 불안하고 불쾌한 기분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이 골프장 18홀 티박스(각 코스의 처음 시작하는 장소로 티오프하는 곳) 바닥에는 우레탄이 넓게 깔려 있다.
우레탄은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다.
학교 운동장과 체육시설 등에서는 모두 걷어내는 추세지만 이 골프장엔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A씨는 이전 골프장 측에 "건강을 해치는 발암물질인 우레탄을 티박스에서 걷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여전히 그대로라고 전했다.
골프장 페어웨이와 그린에 뿌리는 농약도 유해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경사진 코스 홀 간 이동 계단에는 기차선로에 까는 폐침목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다.
벤조피렌 등 맹독성 발암물질이 묻은 폐침목은 분류상 지정폐기물에 속한다.
이 골프장은 최근 코스 내 이동 계단에 침목을 깔았다.
이전부터 이동 계단 곳곳을 침목으로 시공해 왔다.
골프장 방문객들은 폐침목으로 보이는 이 나무 바닥계단이 찜찜해 결국 시에 직접 민원을 제기했다.
시 폐기물 관리 담당 부서는 지난 28일 오후 해당 골프장을 찾아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골프장 측은 시 현장조사에서 이동 계단에 설치한 침목이 2015년 폐침목을 가공한 업체로부터 60여개를 직접 사들여 보관하다 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골프장에 침목을 판 업체를 상대로 정상적인 인허가를 받은 침목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발암물질 성분에 노출될 수 있는 시설물이 일부 다른 골프장에도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한 골프장 이용객은 "유해성 검증 없이 무차별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골프장 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현장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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