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지도부 비판' 中 칭화대 개혁파 교수에 정직 처분
대학측, '주석 임기제한 철폐' 비판 쉬장룬 법대 교수 강의 외 '직무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의 노선에 이의를 제기한 개혁파 학자가 재직중인 칭화(淸華)대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지도부를 비판한 과거 언동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 주석의 출신학교인 칭화대학은 이달들어 법대 쉬장룬(許章潤) 교수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는 이유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수업과 대학원생 모집, 연구활동 외 "일체의 직무"를 금지했다
쉬 교수는 헌정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지론을 주장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작년 7월에는 시진핑 지도부가 작년 3월 헌법을 고쳐 2기 10년이던 국가 주석의 임기제한을 철폐한 것을 비판하는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논문을 인터넷에 발표했다.
그는 "공산당 미디어의 '신(神) 만들기'가 극한에 달하고 있다"며 시주석 숭배 풍조를 경계했다. 이어 "집권자의 국가운영 방식이 최저선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지난 1년 사이 중국 정치사회의 퇴조가 심각해지며 중국 민중이 두려움을 갖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독재 회귀'를 경계하고 개인숭배를 저지하며 국가주석 임기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직자 재산 공개법을 실시하고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한 재평가도 제의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국제여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베이징(北京)대와 칭화대 등의 저명 학자에 대해서는 비판을 어느 정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학자에 대해서도 발언을 자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앞으로 다른 의견 봉쇄 입장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칭화대 사회학부의 궈위화(郭于華) 교수는 "법학자가 헌정과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건 당연한 업무인 데 어디에 문제가 있느냐"며 대학 측의 직무정지 처분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많은 지식인들이 항의의 뜻을 담아 SNS에 쉬 교수의 과거 논문을 반복해서 올리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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