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청문회…野 "부동산 투기" vs 與 "실거주 목적" 공방
최 후보자 "투기 아니다…국민 눈높이 맞지 않은 점 송구"
'딸 아파트 편법증여' 의혹엔 "증여는 한 방법…사위도 자식이라 생각"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자의 다주택 소유와 자녀 편법 증여, '갭 투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가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엄호하는 동시에, 장관으로 지명되기 직전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부분은 오해를 살 일이었다면서 해명 기회를 줬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2주택 1분양권 보유자로 2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렸음에도 솔직하지 못한 해명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도 국토부 요직에 있었던 전 정부 사람인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국토부 잔뼈가 굵은 만큼 국민이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정책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소유한 주택 관련 의혹이 많은데, 공직자로 지혜롭지 못하게 재산을 관리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해명할 시간을 줬다.
이에 최 후보자는 "제가 실거주 목적으로 비록 주택을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국민께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 역시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 증여하면 했다고 뭐라 하고, 보유하면 보유했다고 뭐라 하는데 증여도 할 수 있고, 매각할 수도 있다"며 "후보자가 분당은 20여년, 잠실은 16년 장기 보유했는데 이렇다면 잘못한 게 아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최 후보자를 엄호했다.
반면 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후보자가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데 모두 투기 관련 지역"이라며 "국토부 차관까지 지낸 분이 문재인정부 주택정책과 정반대 길을 걸어와 국민이 많이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3년 장관 비서관 시절 송파구 잠실주공아파트를 취득했는데 재건축 사업시행인가가 확실한 아파트를 골라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08년 분당 아파트를 팔고 잠실로 이사하려 했는데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처분이 힘들었다고 해명했는데 이때 매매가 많이 됐다. 말이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종시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됐을 때 국토부 2차관이었고 당시 2주택자였는데 퇴직을 앞두고 투기 목적이 아니면 굳이 세종시에서 60평대 펜트하우스에 청약할 이유가 없다. 현재 이 아파트는 7억원의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이현재 의원도 "세 채를 갖고 있으면서, 실거주 목적이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가세했다.
최 후보자는 잠실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고, 세종시 펜트하우스에 대해서는 "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고 8월에 준공되면 바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에 인사검증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당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도 제기했다.
최 후보자는 "증여는 2월에 이뤄졌는데 (인사검증 서류 제출과) 비슷한 시기 아니었나 싶다"며 "전후 관계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여는 하나의 (다주택) 정리 방법이라 생각했고, 빠른 시간 안에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떳떳하고자 증여 방법을 택했다"며 딸과 사위에게 동시 증여한 것은 세금을 줄이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엔 "사회적으로 그런 추세도 있고, 저는 사위도 자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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