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증권거래세 인하 당장은 시장 영향 크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임미나 곽민서 기자 = 정부가 21일 증권거래세 인하 방안을 발표했지만 당장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가 단계적인 세율 추가 인하 등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중장기적인 기대감은 작지 않다.
정부는 이날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등에 대한 증권거래세 세율을 올해 상반기 중 현행 0.3%에서 0.25%로 0.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면 주식 거래량이 조금 늘어 시장에 도움은 되겠지만, 인하 폭이 작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양도세 등 세제의 중장기 방향, 체계가 어떻게 될지가 중요한데 이 부분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넘어야 할 산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폭의 거래세 인하만으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길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도 "거래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반응하려면 세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인하돼야 하지만, 0.05%포인트 인하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오늘 증권주 등 시장이 반응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상식적으로 세금이 0.3%에서 0.25%로 낮아진다고 주식 투자가 하고 싶어지겠느냐"라며 "단타 차익 실현이 유리해지니까 거래량이 조금 늘 수는 있겠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큰 방향이 시장 친화적으로 잡혔고 추가 정책이 예고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지켜볼 만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대통령이 직접 단계적 인하를 언급해 총론의 방향을 정해줬다"며 "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 쪽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금융 조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코넥스 주식은 인하 폭이 0.2%포인트로 더 크다"며 "이전 벤처기업 육성 정책이 세출 쪽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이번에는 세입·세출을 모두 포함한 종합적인 정책을 말하고 있다는 점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당장 단기적인 시장 영향보다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차익거래 등도 늘 수 있을 것"이라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정책 세부 사항을 다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증권거래세가 부담돼 주식 거래를 안 하는 개인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향후 추가 인하 여부 등 중장기 대책의 세부 사항이 나와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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