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KCC·kt '이왕이면 앉아가는 2호선 탈래'
치열한 3위 경쟁…4·5위는 6강은 물론 4강 상대 현대모비스 부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팀당 2∼4경기만 남긴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 3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 현재까지 창원 LG가 28승 23패로 3위, 전주 KCC는 27승 24패로 4위다. 부산 kt는 26승 25패로 5위에 올라 있다.
이들이 3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장 높은 순위'라서는 아니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대진을 고려한 '줄 서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6강 플레이오프는 3위와 6위, 4위와 5위 팀의 5전 3승제로 진행된다.
따라서 3위를 하면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6위 팀과 6강전을 벌일 수 있지만 4, 5위가 되면 정규리그 승률이 엇비슷한 팀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사실 이들이 3위 자리에 애착을 보이는 더 큰 이유는 6강보다는 4강이다.
4, 5위가 벌이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팀은 정규리그 1위와 4강전을 치르는데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는 바로 '최강'으로 꼽히는 울산 현대모비스이기 때문이다.
반면 3-6위의 6강전을 통과한 팀은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인천 전자랜드와 4강에서 맞붙는다.
물론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전력도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리딩 가드 박찬희와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 기디 팟츠에 장신 포워드인 정효근, 강상재 등의 기량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35승 16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자랜드에 비해 1위 현대모비스가 아무래도 더 부담스럽다는 것이 3위 경쟁을 벌이는 팀들의 속내다.
시즌 40승 고지에 오른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을 비롯해 양동근, 함지훈, 라건아 등 우승을 밥 먹듯이 하는 선수들이 포진했고 이대성과 섀넌 쇼터, 문태종, 오용준 등이 버티고 있어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대인 것이 분명하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도 KCC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3승 3패로 잘 싸웠고 LG 1승 5패, kt는 6전 전패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일단 현재 3위인 LG가 역시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LG는 16일 전자랜드, 17일 KCC, 19일 원주 DB와 경기를 남기고 있다.
이미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전자랜드가 16일 창원 원정에서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19일 상대인 7위 DB도 그때까지 6강 플레이오프 희망이 살아있는 경우에만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KCC와 맞대결에서 지더라도 17점 이하로 패하면 KCC와 동률로 시즌을 마쳐도 상위에 오를 수 있다.
5위 kt도 3위 희망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kt가 남은 세 경기에서 다 이기고 LG가 1승 2패, KCC는 2승 1패를 하면 29승으로 동률이 되는데 이 경우에는 상대 전적이 가장 앞서는 kt가 3위가 된다.
물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는 것이 '챔피언결정전 행 보증 수표'가 되는 것이 아니고, 4-5위가 된다고 해서 '잘해야 4강'인 것은 더욱더 아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앉아서 갈 확률'이 1호선(1-4-5위)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아 보이는 2호선(2-3-6위)을 타려는 중위권 팀들의 순위 경쟁이 정규리그 막판을 뜨겁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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