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그 이상을 꿈꾸는 LG 조셉 "리더 역할도 하겠다"
"나는 내 능력에서 최선을 다해서 팀 동료들을 대한다"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일단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을 받는 대가로 일하는' 용병이다.
이들은 리그에 대한 적응부터 문화에 대한 적응, 밀려오는 외로움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물론 높은 기대치, 퇴출 불안감 등과도 싸워야 한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생소한 리그에 적응해 자기 몫을 해내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도전이자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한다.
KBO리그에 새롭게 입성한 외국인 선수들은 사실상 자기 것만 하기에도 벅차다.
그래서 새 외국인 선수들은 그저 경기만 열심히 뛰겠다고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28)은 달랐다.
그는 한국에서 야구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까지 하고 싶어했다.
지난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시범경기를 앞두고 조셉을 만났다.
그는 "나는 커리어 내내 클럽하우스 리더였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클럽하우스 리더는 단순히 실력과 팀 내 입지만으로 되지는 않는다.
팀 동료들을 한명 한명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선수만이 클럽하우스 리더의 호칭을 얻는다.
조셉의 클럽하우스 리더 자질은 지난해 3월 12일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의 기사에서 엿보인다.
새롭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합류한 제이크 아리에타의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조셉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때였다.
게이브 캐플러 필라델피아 감독은 "클럽하우스의 모든 사람은 조셉을 엄청나게 존경한다"며 "우리 클럽하우스에는 큰 손실이다. 그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조셉은 "내가 팀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을 따라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내 능력에서 최선을 다해서 팀 동료들을 대한다. 내가 LG라는 새로운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마도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조셉은 그런 측면에서 언어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서로 의지만 있다면 길은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팀 동료들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언제든 내게 질문하고 말을 걸어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LG는 지난 2년간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17년 야반도주한 제임스 로니는 LG 외국인 타자 역사상 최악의 사례로 남았고, 지난 시즌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잦은 부상 탓에 50경기 출전에 그쳤다.
조셉은 그 아쉬움을 채워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조셉은 2016∼2017시즌 필라델피아에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트렸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더블 A와 트리플 A에서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21홈런, 70타점을 수확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우려를 안겼던 조셉은 첫 시범경기에서 2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조셉은 KBO리그로 건너오기 전, 친구이자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수인 다린 러프는 물론 두산 베어스의 전 외국인 타자인 닉 에반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직접 겪으면서 배워가고 있다. 조셉은 하루하루가 새롭다고 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이나 먹는 것, 스트레칭 방식 등 모든 게 다르다"며 "더그아웃에서도 선수들이 매 투구 하나하나에 소리를 지르며 반응하는 것도 생소한 대목"이라고 소개했다.
조셉은 상당히 이른 나이에 한국에 왔기에 다시 한번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처럼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될 가능성이 있다.
조셉은 이에 대해 "테임즈가 앞으로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한 뒤 "아직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여기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뿐"이라고 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