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항공기 너무 복잡해져 조종할 수 없어"…보잉CEO와 통화(종합)
여객기 추락 사고 관련 트윗…"내 조종사로 아인슈타인 원치 않아"
운항 중단 요구 커지는데…보잉CEO는 트럼프에 '안전하다' 자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강건택 기자 = 5개월 새 두 차례 '전원 사망 추락사고'가 발생한 미국 보잉사의 새 기종 '737 맥스 8'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공기가 너무 복잡해져서 조종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신형 항공기의 복잡성을 지적하며 "파일럿(조종사)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 과학자들이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제품에서 그런 것을 항상 봤다"며 "종종 오래되고 더 단순한 게 훨씬 좋은데도 항상 불필요한 한 걸음을 더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의) 짧은 순간의 결정이 필요한데, 복잡성은 위험을 일으킨다"라며 "이 모든 것은 큰 비용을 들였지만 거의 이익을 얻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당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인슈타인이 내 조종사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나는 비행기를 수월하고 순발력 있게 조종할 수 있는 훌륭한 비행 전문가들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최근 항공기들이 조종하기에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을 대략적으로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항공업계의 많은 사람이 기술의 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는 조종사의 손에서 권한을 빼앗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보잉사나 최근 737 맥스 기종의 추락 사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737 맥스 8 추락사고 조사의 핵심 대상 중 하나인 자동화 문제에 관한 논쟁을 상기시킨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당국은 해당 항공사의 조종사 훈련 및 정비 기준과 함께 이 기종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중이다.
실제로 보잉은 737 맥스 8 기종의 조종제어 소프트웨어를 대폭 수정해 몇 주 내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올린 직후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해당 기종의 안전 문제에 관해 대화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뮐렌버그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항공기의 안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 10일 탑승자 157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는 국가와 항공사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며 운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안전을 위해 운항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로이터에 따르면 밋 롬니(공화·유타)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FAA에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일시 운항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에서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기 위해 백악관은 FAA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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