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미세먼지' 바다 미세 플라스틱은 침묵의 살인자
해양수산개발원 "전 세계 바다 5조개 이상, 26만여t 추정"
2030년 농도 현재 2배로 증가…먹이사슬 통해 사람에 되돌아와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숨쉬기 힘들 정도로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는 바로 눈앞에서 보이는 위험이다.
미세먼지만큼 위험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소리 없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결과적으로 사람 몸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게 미세 플라스틱이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2일 미세 플라스틱 발생 요인과 실태, 이를 줄이기 위한 각국의 노력 등을 그림으로 설명한 인포그래픽을 공개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길이가 5㎜ 이하인 플라스틱을 말한다.
생산 당시부터 작게 제조된 1차 미세 플라스틱, 큰 플라스틱이 풍화 과정을 거쳐 잘게 부서진 2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구분한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96.3%가 육상에서 발생한다.
합성섬유(세탁물), 타이어 분진, 도시 먼지 등 3가지 요인이 87%를 차지한다.
도로 페인트(7%), 선박 도료(3.7%), 치약과 세안제 등 개인관리 용품(0.3%) 등도 적지 않은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킨다.
전 세계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5조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밝혔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1천571개 지점의 2007~2013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최소 5조2천500억개에 이르며, 무게는 26만8천940t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에 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기준으로 할 때 2016년의 농도는 약 250㎎/㎥이다.
2030년에는 2배인 500㎎/㎥로 증가하고, 2060년에는 4배인 1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바닷속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되돌아온다.
플랑크톤→작은 물고기→중간 물고기→큰 물고기 등 순으로 차례로 몸속에 쌓이고 마지막에 물고기를 먹은 사람 몸속으로 들어온다.
해양생물, 지하수는 물론 인체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2018년 10월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이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고, 올해 1월에는 미국 일리노이대가 지하수 샘플 17곳 중 16곳이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각국은 미세 플라스틱 퇴치를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2018년 합의했다.
미국은 2015년 마이크로비즈 수질오염 방지법을 제정했고, 시애틀과 캘리포니아 등은 플라스틱 제품 사용금지 조처를 했다.
일본화장품공업연합회는 2016년에 1천100여개 회원사에 마이크로비즈 사용 억제 자율규제에 참여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세안제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와 마이크로비즈 화장품, 플라스틱 면봉 등을 판매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2018년 8월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했고, 2027년까지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로화하겠다고 공표했다.
정부는 올해 해양 미세 플라스틱 종합관리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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