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고 돌풍' 이끄는 왕년의 여자탁구 스타 석은미 코치
대표 최종 선발전에 3명 진출…태극마크 놓쳤지만 '매운맛'
올해 1월 중고학생대회 3관왕 배출…전국체전 우승 도전
(단양=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태극마크를 단 선수는 한 명도 없었지만, 고교생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왕년의 여자탁구 스타인 석은미(43) 코치가 이끄는 독산고는 1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최종 선발전에 3명을 출전시켰다. 하지만 최종 선발전 결과, 상비1군 14명(추천 2명 제외)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최해은이 7승 12패로 19명 중 13위에 그쳐 7위까지 선발하는 국가대표 상비 1군에 뽑히지 못했다.
또 이윤지는 13위(6승 12패), 홍순수는 19위(2승 16패)로 밀렸다.
하지만 이들 3총사는 실업 선배들과 경쟁에서도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1차 선발전에 출전한 76명 가운데 3명을 최종 선발전에 진출시킨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로 평가됐다.
지난 2014년 창단된 독산고의 돌풍 배경에는 석은미 코치가 자리하고 있다.
석은미 코치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과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복식 동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복식 은메달 성적을 낸 스타 선수 출신이다.
2010년 여자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던 석 코치는 2017년 10월부터 독산고를 이끌고 있다.
독산고는 올해 1월 보람상조배 중고학생대회에서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최해은이 여자단식과 복식, 단체전 등 3관왕에 올랐고, 홍순수도 복식과 단체전 등 2관왕이 됐다.
특히 단체전에서는 청명고와 8강을 시작으로 근화여고와 4강, 문산수억고와 결승을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3-0으로 이기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독산고가 5년여의 짧은 시간에 빼어난 성과를 낸 데에는 석 코치의 지도력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금빛나래탁구후원회의 물심양면 지원이 큰 몫을 했다.
서울 남서권에서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금빛나래의 주도로 2011년 문성중이 창단됐고, 3년 후 독산고가 닻을 올렸다.
2017년 창단된 금천구청(감독 추교성) 탁구단까지 세 팀이 탁구 전용체육관(2018년 2월 건립)에서 훈련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석 코치의 '언니 리더십'도 독산고 돌풍의 숨은 원동력이다.
그는 "훈련량은 많은 편이지만 선수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금천구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기 때문에 기술과 경험을 익히는 등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독산고 선수 중 유일한 3학년생인 홍순수는 "코치님이 열정을 가지고 꼼꼼하게 가르쳐준다"면서 "훈련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돼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석 코치의 다음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이다.
그는 "올해 전관왕을 욕심내지는 않지만 100회째를 맞는 서울 전국체전 단체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면서 "또 우리 선수 중에서 나중에라도 국가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