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매형 세운 부동산기업, '부패 스캔들' 휘말려"
홍콩 언론 "선전시 줘웨그룹 대표,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받아"
줘웨그룹, 대형 사업 따내며 중국 30대 부동산기업으로 성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매형이 세운 부동산개발 기업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고 중국 차이신(財新)과 홍콩 빈과일보 등이 29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이 스캔들은 중국 선전(深천<土+川>) 시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이자 부동산 개발기업 줘웨(卓越) 그룹을 이끄는 리화(李華) 대표가 지난 19일 갑작스럽게 당국에 끌려가면서 알려졌다.
리 대표는 이날 선전시 정협 회의에 참석했다가 회의 직후 시 기율검사위원회 요원들에게 끌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공산주의청년단에 몸담고 있다가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1992년 업계에 뛰어들었다.
무역, 증권, 제조업 등 여러 분야에 종사했던 그는 1996년 줘웨 그룹을 창업했는데, 그와 함께 줘웨 그룹을 세운 사람이 바로 시 주석의 누이 치차오차오(齊橋橋)의 남편 덩자구이(鄧家貴)였다.
두 사람은 각각 줘웨 그룹의 지분을 50%씩 보유했으나, 덩자구이가 아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줘웨 그룹은 승승장구해 선전시 핵심 지구의 대형 오피스타워와 쇼핑센터 개발 사업을 따냈으며, 중국 전역의 30여 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 중 30위 내에 들어가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매출 규모는 1천억 위안(약 17조원)에 달한다.
리 대표가 이번에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해 10월 낙마한 리화난(李華楠) 전 선전시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서기는 당시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낙마했는데, 이는 통상 뇌물을 받거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음을 의미한다.
선전시의 '정법왕'으로 불리며 사법 부문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리 전 서기는 중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심하게 폭등한 도시 중 하나인 선전시의 부동산 투기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IT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곳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과 더불어 중국에서 부동산 열풍이 가장 뜨거웠던 곳이다. 일부 고급 아파트의 평(3.3㎡)당 가격은 8천만원을 넘는다.
리화 대표가 선전시의 부동산개발을 주도한 줘웨 그룹을 이끈 만큼, 그에 대한 조사도 부동산 투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시 주석의 매형이 세운 줘웨 그룹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소식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 "황제의 친척이 연루된 사건이니만큼, 선전시 기율검사위원회가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매형이 나서서 전화 한 통 걸면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냉소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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