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전문가가 쓴 '북맹탈출 평양이야기'
김이경 "우리는 '자본주의', 북녘은 '사람주의' 사회에 산다"
"南은 통일적 정치지도력 기대 어려워…인민 요구가 정의롭다는 北 주장 제대로 들어봐야"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대북사업 전문가인 김이경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상임이사가 28일 북한의 정치, 경제, 종교, 교육 체계 등을 자세히 다룬 안내서인 '좌충우돌 아줌마의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를 펴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무르익는 남북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출판계에서도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다룬 책들의 출간이 증가하는 경향이다.
김 상임이사는 책에서 북한 경제를 중국, 베트남 등과 비교하며 "북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포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과 유엔 제재가 날로 강해지고 있는 조건에서도 이렇듯 엄청난 경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북한)경제 발전의 동력은 '자본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면 북녘은 '사람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사람주의란 무엇인가? 사회 발전 힘의 근원은 사람에 있다고 보는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 정치 차이에 대해서는 "남쪽 사회에서는 계급/계층 간 갈등이 심하고 국민 뜻이 무엇인지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하며 통일적 정치 지도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정책 하나만 봐도 주택값을 안정시키는 게 국민 요구인지, 집 장사를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은지 논쟁이 시끄럽다"면서 "이쯤 되면 인민적인 것, 인민의 요구가 가장 정의로운 것이라는 북의 주장을 제대로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인민대중이 주인으로서의 높은 자각과 능력을 갖추고 동지적으로 단결해 투쟁하는 것이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의 특징"이라며 "나는 남쪽에서 그런 정치를 본 적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북한 내 거주 이전 자유 제한과 관련해선 "남북 '주거권'에 대한 핵심 차이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아니다. 남쪽에서는 주택이 투자 대상이지만, 북쪽 주택은 재산과는 연관 없는 주거 공간"이라며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필연적으로 수많은 불합리를 낳는다. 옥탑방도 어려워 물류창고에서 생활하는 서울 젊은 청년들 모습이 남 얘기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1998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무죄로 풀려난 뒤 통일운동에 뛰어들었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를 창립하고 사무총장을 맡아 오랫동안 북한을 드나들며 대북 지원과 교류 사업에 참여했다.
최근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 평화로 가는 북맹탈출 안내서'를 펴낸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적폐의 본질은 거짓으로 수렴한다. 모든 거짓의 무덤이 분단에서 비롯됐다"면서 "누구나 북맹일 수밖에 없는, 분단 체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일을여는책. 240쪽. 1만50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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