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명의 회견문 발표 "증설 절차 불법적…이전 후보지 민주적 논의해야"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해가 바뀌어도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김해소각장 증설·이전 갈등 해결을 위해 지역의 대학교수들이 나섰다.
인제대학교 법학과 고영남·박지현 교수는 24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 대학교수 15명 명의로 김해 장유 소각장 증설을 철회하고 민주적이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 이전할 것을 촉구하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소각장 30% 이상 증설을 위해선 반드시 입지선정위원회 설치 및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기존 시설을 배로 늘리면서 이 절차를 생략하고 증설을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또 최근 환경부 답변에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김해시는 이 부분에 대해 이미 300t 용량의 소각장에 대해 승인을 받아놓았기 때문에 별도 입지선정위 동의가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환경부도 이 같은 내용까진 모르고 회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시 입장이다.
이어 교수들은 시가 소각장 영향지역 주민들이 증설에 동의하는 외양을 갖추기 위해 법적 기구인 부곡 주민지원협의체의 동의 의결을 불법적으로 끌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협의체 임시회의 당시 사전공지도 없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시행령에 명시된 의사정족수 규정을 위반해 '소각장 현대화(증설)에 따른 주민지원협약안 최종 승인 건' 동의 의결을 얻어내고 이를 근거로 시와 협약서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폐촉법 시행령 18조엔 '지원협의체 회의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부곡협의체의 경우 당시 재적 9명 가운데 5명 참석, 3명 위임장 제출 상황에서 다시 참석자 중 1명이 퇴장한 가운데 4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박지현 교수는 폐촉법 시행령 18조 5항에 4항 의결 규정 등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만 협의체 자체운영규정을 정할 수 있고, 당시 재적위원 3분의 2인 6명 이상 출석이 되지 않았으므로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다.
시는 협의체 운영규정 12조 6항 '위임에 대한 권한의 범위는 출석에만 미치며, 의결은 위임을 포함한 출석수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얻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을 들어 위임장 제출자도 출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교수들은 주민협의체의 불법적 의결을 근거로 창원·김해시 광역화 협약, 양 시의회 예산 승인에 이어 김해시와 환경공단 간 시설공사 위수탁협약까지 체결됐다고 강조했다.
김해시가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부분도 교수들은 영향지역 주민이 아닌 시 전역 인구를 모집단으로 사업부서에서 직접 조직한 토론회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가 연구용역을 거쳐 최적부지 한 곳 등 소각장 이전 적합지 3곳을 제시된 바 있음을 상기한 교수들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공론화 주체를 만들어 이전 후보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교수는 2명 외에 강미숙·강성숙·강필중·권오식·김미경·김보경·김주현·양승호·오광명·이행·전우정·채두병·황국명 교수 등이다.
이처럼 김해소각장 문제를 둘러싸고 연초에 시민단체들로 공동대책위가 꾸려진 데 이어 지역 대학교수들이 행동에 나서면서 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해시의회는 이날 소각장 문제 공론화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김해시 공공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은 주정영 의원 등 23명이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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