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의료 프로그램 참여한 쿠바 의사들 무더기 난민 신청
작년 12월에만 400명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쿠바 의사들이 무더기로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지난달에만 난민 신청한 쿠바 의사들이 4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까지 몇 달간의 난민 신청자를 합친 것보다 거의 배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위원회는 말했다.
앞서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해 상파울루주(州) 내륙지역에서 근무하던 쿠바 의사들은 지난달 난민 자격 취득을 위해 브라질 변호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것에 대비해 쿠바 의사들의 난민 신청 규모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비밀리에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과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이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6천4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천300여 명이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대신 쿠바 정부에 전달했으며, 쿠바 정부가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하면서 쿠바 당국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외교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바 보건부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국 의사들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맞서면서 외교 갈등으로 확산했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 관계를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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