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처럼"…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SNS 정치' 주력
'의회 지지기반 취약' 약점 극복 전략…여론몰이로 정국 주도권 노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의회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 속에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SNS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말 대선 승리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분석한 내용을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8일 대선 결선투표가 끝난 직후부터 전날까지 345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국민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선 승리 직후에는 "이제 우리의 임무는 브라질을 단결시키는 것이며 그 임무는 반드시 달성될 것"이라고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각료 임명은 물론 연금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등 집권 후 정책도 트위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트위터 글 가운데 27%(91건)는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과 노동자당(PT) 등 좌파진영을 공격하는 데 집중됐다.
대선 기간의 주장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팔로워는 페이스북 1천20만여 명, 인스타그램 880만여 명, 트위터 280만여 명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SNS를 유력한 '정치 도구'로 삼는 이유는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는 1980년대 말 이래 들어선 역대 정부 가운데 의회 지지 기반이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원 선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속한 사회자유당(PSL)은 52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좌파 노동자당(PT)에 이어 하원 원내 2당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전체 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현재까지 11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당을 비롯한 좌파 성향 8개 정당 소속 의원은 150명 선이다.
일반 법안과 개헌안이 하원을 통과하려면 각각 257명과 308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308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구상하는 개혁법안이 의회를 무난히 통과하려면 중도 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원 250명을 최대한 흡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SNS를 이용한 여론몰이로 정치권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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