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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 놀라게 한 日 엔화 값 '깜짝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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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 놀라게 한 日 엔화 값 '깜짝 폭등'
배경엔 '애플 쇼크·적은 거래량·AI'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금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 값이 3일 깜짝 급등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엔화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7시 39분께 전날 종가 대비 4%(4.32엔) 가까이 치솟아 잠깐 동안 9개월 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104.79엔에 거래가 이뤄졌다.
작년 3월 23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달러당 104.64엔)에 근접했던 엔화 값은 그러나 곧바로 반락세로 돌아선 뒤 달러당 107엔대 언저리에서 진정됐다.
엔화는 작년 11월 8일 달러당 113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타고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다가 이날 깜짝 폭등세를 연출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원/엔 환율도 가파르게 올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에 100엔당 전날 대비 27.98원(2.7%) 급등(원화시세 하락)한 1,056.48원까지 뛰었다.
이로써 한 달 만에 엔화 대비 원화 값은 8%가량 떨어졌다.



이날 시장 참여자들을 놀라게 했던 엔화 값의 급격한 출렁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애플이 중국의 경기둔화를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뇌관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이 리스크 회피 심리를 유발해 뉴욕시장에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매수세를 키웠고, 이것이 아시아시장으로 전이됐다는 것이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실적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직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퍼지면서 간밤의 미국 증시에선 하이테크 IT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두드러졌고, 리스크가 낮은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로 매수세가 쏠렸다.
이런 분위기가 아시아시장으로 이어지고 연초의 휴일이 계속되는 일본 시장에서 거래 참가자가 적은 가운데 인공지능(AI)에 의한 엔화 매수세가 더해진 것이 이례적인 깜짝 급등장이 연출된 배경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의 사이토 유지 애널리스트는 "간밤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08엔대에 머물던 엔화 시세가 아시아시장 시간대에 들어선 뒤 단숨에 급등했다"며 휴일을 맞은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거래 참여가 적은 상황에서 뉴욕시장에서의 엔고 흐름을 이어받은 AI가 자동으로 엔화 매수 주문을 발동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휴일이 4일까지 이어져 유동성 부족에 따른 엔화 시세의 급등락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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