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박항서호, '느낌 다른' 무패 행진…아시안컵에선?
한국, 사우디와 0-0 무승부…베트남은 필리핀에 4-2 승리
벤투호 A매치 7경기 무패…박항서호는 18경기 연속 무패 행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대표팀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에서 나란히 무패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벤투호가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득점 없는 무승부로 숙제를 떠안은 반면 박항서호는 리허설 무대를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아시안컵에 나서게 됐다.
중동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새해 첫 A매치 스파링 파트너로 선택한 한국은 후반 36분 기성용(뉴캐슬)의 페널티킥 실축 속에 0-0으로 비겼다.
벤투호는 취임 후 데뷔 감독 최다인 7경기 연속 무패(3승 4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지만 웃을 수는 없었다.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공백과 왼쪽 풀백 홍철(수원), 김진수(전북)의 부상 악재 속에 가동한 '플랜 B'로 치른 경기였다고 하더라도 '유효슈팅 제로'의 결정력 빈곤을 그대로 노출했기 때문이다.
왼쪽 풀백 자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플랜 A'인 포백 수비라인 대신 '변형 스리백'을 썼지만, 선수들이 적응도가 떨어졌다.
아울러 원톱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가운데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한 건 아시안컵 본선을 1주일 앞둔 대표팀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필리핀(7일), 키르기스스탄(12일), 중국(16일)과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네 팀이 추가로 16강행 티켓을 얻기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벤투호가 마지막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 결과에 따라선 8강에서 재대결을 펼칠 수 있는 데다, 우승 목표를 달성하려면 까다로운 이란, 카타르 등 중동팀을 넘어야 한다.
손흥민이 조별리그 2차전인 키르기스스탄과 경기 직후 대표팀에 합류하는 데다 발목과 무릎이 좋지 않은 홍철과 김진수도 아시안컵에는 정상 가동할 수 있는 건 다행스럽다.
그런데도 시즌이 끝나고 한참을 쉬었던 아시아권 리그 태극전사들이 남은 기간 얼마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지는 벤투호의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반면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아시안컵 개막을 기분 좋게 시작한다.
같은 날 새벽 카타르에서 진행한 필리핀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4-2 승리를 낚아 A매치 18경기 연속 무패(9승 9무) 행진을 벌였기 때문이다.
박항서호는 작년 12월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으면서 16경기 연속 무패(8승 8무)로 러시아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의 15경기 연속 무패를 뛰어넘었다.
이어 북한과 평가전 1-1 무승부에 이어 벤투호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상대인 필리핀까지 누르고 A매치 무패 신기록 행진을 계속했다.
'박항서 매직'을 앞세운 베트남은 D조 조별리그에서 이라크(8일), 이란(12일), 예멘(17일)과 차례로 맞붙어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타진한다.
새해 첫 A매치 무승부로 따끔한 예방 주사를 맞은 벤투호와 패배를 잊는 거침없는 무패 질주를 이어간 베트남이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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