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교황청(바티칸) 법원이 회삿돈을 빼돌려 바티칸 은행 계좌에서 돈세탁한 혐의로 기소된 기업인에게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바티칸 법원은 횡령, 사기죄로 기소된 안젤로 프로이에티(63)라는 기업인에게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하고 그의 바티칸 은행 계좌에 있는 100만 유로(12억 7천만원)를 압류했다. 그의 계좌는 수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동결됐다.
가택연금 상태인 프로이에티는 항소할 수 있지만 징역형이 확정되면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한다. 바티칸에는 유치장밖에 없다.
가톨릭계는 성명에서 "바티칸의 사법절차에 따라 기업인 범죄가 처벌된 것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바티칸 은행은 1만5천개의 계좌가 있는데 대부분 가톨릭 성당의 계좌다. 바티칸 은행이 운영하는 자산은 57억 유로(7조2천억원)에 이른다.
바티칸 은행은 1982년 '신의 은행원'으로 알려진 로베르토 칼비 전 앰브로시아노 은행장이 런던 프리어스 다리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되면서 일반에도 널리 알려졌다.
검찰은 마피아 조직원 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기소했지만 모두 무죄가 났고 칼비 전 행장의 의문사는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이 사건 이후 교황청은 대대적으로 바티칸 은행의 투명화에 나섰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 프란치스코 현 교황 재임 기간에 5천여개의 계좌가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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