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닷새째' 손학규 "연동형 비례제 확실한 보장 때까지 지속"
취임 100일 회견서 안철수 위로전화·유승민 재방문 소개
"안·유, 우리나라 중요한 정치적 자산…정체성 문제 해결될 것"
"당 분열 씨앗 남아있는 점 아쉬워…文정부 협치 자세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보경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동안 공중분해 위기에 처해있던 당의 체계를 정비한 것은 큰 성과이지만, 아직 분열의 씨앗이 남아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며 닷새째 단식농성 중인 손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당 정체성 때문에 여러분이 고심하고,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언론에서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통합해 하나가 됐는데 뿌리가 워낙 다르다. 중도개혁으로 통합을 하고, 개혁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하나가 되다 보니 정체성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대정당은 이념적 스펙트럼 폭이 넓은데, 그건 앞으로 차츰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후 독일 유학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이 전날 위로와 응원의 전화를 걸어왔고, 유승민 전 대표도 건강을 염려하며 로텐더홀에 두번째로 찾아왔다고 소개하며 "창당 주역인 두 분 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과 관련, "솔직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당 모두 선거제 개편을 싫어하기 때문에 협의가 원활하지 못한 것"이라며 "도농복합형 선거구제가 문제가 아니다.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가 대통령 말만 따라 하는 앵무새나 허수아비가 되지 말고 의회민주주의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선거제 개편이 그 첫걸음이고 그래서 제가 단식을 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의석수 몇 개를 더 얻자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제 (단식의) 최종 목표"라며 "3개 정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실히 합의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정개특위에서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으로 대통령제 직선제, 지방자치를 이뤘다. 정치지도자의 희생과 시민혁명을 바탕으로 우리 민주주의는 성숙한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 살아온 제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승자독식 양당제 폐단을 바로잡겠다"며 단식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협치는 줄 건 주고 받을 것을 요구하는 것인데,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협조해주는 것을 협치라 오해하고 있다"며 "야당에 장관 자리 한두 개 주라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임자 경질 후에도 말 잘 듣는 경제부총리에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대로인데, 불통인 정권과 협치가 참 어렵다는 걸 느낀다"며 "문재인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협치에 대한 자세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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