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 구조 활동 종료
"유럽의 조직적 비방 때문…바다에서 더 많은 목숨 잃게 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중해에서 수만 명의 목숨을 구한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가 활동을 종료한다고 AFP,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쿠아리우스호를 공동 운영하는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와 프랑스 비정부기구(NGO) 'SOS 메디테라네'는 이날 유럽 정부들의 조직적인 비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MSF 측은 성명에서 "이는 이탈리아 정부를 주축으로 한 유럽 국가들이 구호단체들의 활동을 무력화하고, 비방하며, 방해하기 위해 꾸준히 벌여 온 조직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들 정부의 조직적인 행동은 유럽연합(EU)의 잘못된 대외 이주 정책과 함께,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약화해 왔다"면서 "MSF와 SOS 메디테라네는 이러한 공격에 즉시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했고, 결국 아쿠아리우스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키 호킨스 MSF 영국 사무총장은 "오늘은 암울한 날"이라면서 "아쿠아리우스호의 활동 종료는 바다에서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서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전쟁과 빈곤을 피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다가 숨진 난민은 2016년에만 거의 5천명에 이른다.
MSF는 아쿠아리우스호가 수색 구조 활동을 시작한 2016년 2월 이래 지금까지 리비아, 이탈리아, 몰타 사이의 국제 해역에서 이 구조선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3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쿠아리우스호는 파나마에 선적이 등록돼 있었으나 지난 9월 말 이탈리아 정부의 요청을 받은 파나마 정부에 의해 선적을 박탈당한 뒤 프랑스 마르세유 항에 발이 묶여있는 상태였다.
지난달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아쿠아리우스호에 대해 독성폐기물 불법 처리 혐의로 압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MSF는 이탈리아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폐기물 처리를 포함해 우리는 항상 표준 절차를 따라 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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