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김, 성장통 끝에 프로듀서로 걸음마…"밝음과 어둠 공존"
정규 1집 '선 앤드 문' 발표…유희열 "실력 출중, 아티스트 시작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기획사 안테나의 유희열 대표(47)는 "샘김(20)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만든 첫 번째 앨범"이라며 "이제 막 아티스트로서 걸음마를 뗐다"라고 강조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R&B 솔 가수 샘김(20)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선 앤드 문'(Sun And Moon) 쇼케이스에서다.
유희열은 "샘김이 중3 때 미국 시애틀에서 와 지금 스무살 청년이 됐다"면서 인생 설계를 위해 낯선 곳으로 와 두려웠겠지만, 그 시간을 이겨낸 아들 같아 대견하다고도 했다.
"샘김에게도 다 알 것 같은데 마음대로 안 되는 시기가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럴 때 치르는 홍역을 앓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동굴에서 빠져나오더라고요. 그때 이후 녹음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고요. 그런 모습이 이번 작업물에 고스란히 담겼죠."
샘김이 데뷔 2년여 만에 낸 정규 1집은 "프로듀서로의 시작점"이다. 유희열의 말처럼 작업 과정에서 '사춘기'라고 여길 만큼 성장통을 겪는 시간도 있었다.
"제겐 긍정적이고 행복한 모습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런 시기가 왔어요. 그때 느낀 어둠, 고통 이런 것들이 제겐 새로웠죠. 그런 면도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더 행복해진 것 같아요."
그 덕에 앨범에는 샘김의 밝음과 어둠이 공존한다. 행복과 슬픔을 해와 달에 빗대 '선 앤드 문'이란 제목도 붙였다.
"'선'은 저의 화려하고 밝고 장난스러운 면, '문'은 슬픈 면을 표현해요. 앨범에 그런 곡들이 반반 담긴 것 같아요."
지코가 피처링한 타이틀곡 '잇츠 유'(It's You)와 크러쉬가 피처링한 '메이크업'(Make Up)이 '선'의 범주라면, '무기력'과 '우드 유 빌리브'(Would You Believe)는 '문'에 해당하는 곡들이다.
'잇츠 유'는 어쿠스틱 감성을 기반으로, 재기발랄한 멜로디가 얹힌 R&B 넘버. 2년 반 전 만든 곡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가 모델이던 커피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되기도 했다.
"처음엔 영어곡이었는데, 한국어로 작사를 했죠. 남자가 여자를 처음 사랑하기 시작할 때, 날 진짜 좋아하는지 헷갈리는 시기가 있잖아요. 그때 느끼는 설렘, 행복, 짜증을 표현했죠."
스스로 어두운 면을 느낀 시기에 만든 곡이 '무기력'이다. 한국어가 서툴러 '무기력'이란 단어 뜻도 몰랐지만 회사 직원이 그 단어의 감정을 설명해줬을 때, 자신이 느낀 감정과 같았다고 한다.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도 이 곡을 꼽았다. 솔직한 감정을 가사에 녹여내서다.
프로듀싱을 처음 하다 보니, 곡 작업과 선곡뿐 아니라 트랙 배열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을 법하다. 고심한 부분이 뭐였는지 묻자 "이전부터 써둔 곡이 다수인데, 영어로 쓴 가사를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었다"고 웃었다.
그는 "실력 또한 부족해 누구와 작업할지도 고민이었는데 운 좋게 프로듀싱팀 '뜨거운 만두'(적재, 홍소진)를 만났다"고도 했다.
어린 나이에 보컬과 연주, 창작 면에서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지코와 크러쉬 등 지금 젊은층에 인정받는 뮤지션들도 기꺼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지코 선배는 어떤 자리에서 제 작업물을 듣고서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함께 해줬어요. 크러쉬 선배는 녹음실까지 와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뮤직비디오 때도 이런 동작을 해보라고 포인트를 짚어줬고요. 정말 큰 힘이 됐고 제가 무척 아끼고 좋아하는 형들이에요."
'무기력'의 가사를 함께 쓴 소속사 선배 정승환에 대해서도 "고민 상담도 해주고 많은 힘이 돼줬다. 친형처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희열도 이날 "이렇게 음악 잘하는 친구는 처음"이라며 "연주, 곡에 대한 감각 등 제가 그 나이에 상상도 못 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샘김은 이제 시작이고 이제 아티스트가 됐죠.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본인이 책임을 지고서 만족하고 실패하면서 성장할 겁니다. 샘김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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