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제주 여성 1인가구…주택·안전 등 지원 필요"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보고서 발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에서도 전국적 추세와 마찬가지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특히 빈곤과 범죄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여성 1인 가구에 대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최근 주된 가구 유형으로 확산하는 1인 가구 중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생활실태와 정책 욕구를 반영한 '제주지역 여성 1인 가구 생활실태 및 정책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1인 가구는 2000년 2만6천152가구에서 2017년 6만8천738가구로 2.6배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여성 1인 가구는 1만7천601가구에서 3만3천517가구로 증가했다.
2030년이 되면 1인 가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된 가구 형태가 되고, 제주에서도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원이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제주지역 여성 1인 가구 400명을 대상으로 1인 가구 형성배경, 경제 및 주택소유, 안전·건강상태, 가족 돌봄, 향후 계획 등을 파악하고 세대별 정책 욕구를 제시했다.
조사 결과 여성 1인 가구 형성배경은 개인의 자유 등 자발적 형성(16.3%)보다는 이혼·별거·사별(55.5%), 본인의 직장 또는 학교 문제(20.5%) 등 가족·경제적 환경에 의한 비자발적인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근로소득은 114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 1인 월평균 소득(약 160만원)보다 낮았으며,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도 47.5%나 됐다.
응답자 66.8%는 자가 소유 주택이 없다고 답했으며, 주택을 구할 때 높은 보증금·월세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도 61.2%에 달했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도 주택공급정책(54.2%)이 많이 꼽히는 등 1인 가구를 위한 저렴한 소형 주택공급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또한 주택과 그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력·범죄에 대해 다른 연령대보다 20·30세대들이 더 많이 불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지 않는 이유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가 58.1%로 가장 많았고, 근로소득이 없는 이유도 '건강하지 않음'(75.3%)이 가장 많았다.
4명 중 1명은 가족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대는 주로 부모를, 60대는 손자녀를 돌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0·30세대의 26%는 향후 결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0대가 되면 결혼 의향이 9.6%로 떨어져 1인 가구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지역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소형공공임대주택 공급, 주택 방범 서비스 지원, 가족 돌봄 지원, 건강 예방사업 확대, 사회관계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등 제도적 지원과 역량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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