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버리면 안 돼요"…대구 용산역 일대 여행객 쓰레기로 몸살
주말마다 관광버스 수백 대…감시인력 고작 5명 '단속에 한계'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쓰레기 여기 버리면 안 됩니다."
대구 달서구 용산역 일대가 행락철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되가져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3일 달서구에 따르면 주말 오후 7∼10시만 되면 용산역∼용산네거리 130m 거리에 재활용품 2마대, 50ℓ짜리 종량제 봉투 3∼6장 분량의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여행객이 관광버스에서 내리면서 인도와 버스정류장 주변 등 길가에 종량제 봉투나 재활용품을 마구 버리는 것이다.
음식물 제공업체가 단체급식에 사용한 뒤 모은 음식물 용기와 잔반을 도로변에 방치해 악취와 함께 미관을 해치기도 한다.
이 시간대 일대에서 관광객을 내리는 관광버스는 적게는 100대, 많게는 500대까지 추산된다.
수년째 이어진 쓰레기 몸살에 달서구는 2015년 하반기부터 현장 단속에 나서 종량제 봉투 없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불법투기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
그러나 종량제봉투 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려 현장에서 쓰레기를 되가져가도록 하는 계도 조치는 주말마다 매일 10여 건씩 이뤄지고 있다.
달서구는 16명의 쓰레기 단속 전담 인원 가운데 5명씩 매주 교대로 단속에 나서 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단속반이 무단투기를 적발하면 일부 술 취한 관광객의 항의로 1시간씩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달서구 관계자는 "술에 취한 여행객들의 항의가 심해 과태료보다 계도 위주로 단속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다 적발되면 최고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지난 3년간 이 일대에서 쓰레기 투기로 인한 과태료 부과는 1건에 불과하다.
달서구는 행락철을 맞아 10월 13일부터 11월 25일까지 단속 기간에 전세버스와 관광업체 64곳에 협조를 당부했다.
또 대구지역 산악회 단체 70곳과 음식물 제공업체 47곳에도 도로변에 쓰레기와 음식물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석준언 달서구청 청소과장은 "관광차 수십 대가 한 번에 용산역에 도착하는 혼잡한 상황을 틈타 일부 여행객들이 쓰레기를 버리지만, 인력 부족으로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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