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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한다던 사우디 "50만배럴 감산"…러시아와 충돌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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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한다던 사우디 "50만배럴 감산"…러시아와 충돌 예고(종합)
다른 산유국 감산 확대는 다음 달 회의서 결정될 듯
유가 변동성 확대…브렌트유 장중 배럴당 70선 붕괴·34년래 최장 하락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 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다음 달부터 하루에 5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더 많은 원유 감산엔 아직 산유국들이 합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월 기준 1천70만 배럴 정도였다.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어떤 특정한 결정을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대답을 유보했다.
알팔리 장관은 한 달 전만 해도 사우디를 국제 원유 시장의 '충격흡수자'로 자처하면서 이달부터 원유 생산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간 선거와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복원을 앞두고 유가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었다.
이 때문에 사우디를 위시한 OPEC에 증산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유가가 오르면 중간 선거에서 득표에 악영향을 주는 데다 대이란 제재에 대한 역풍이 불게 되는 탓이었다.
따라서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대이란 제재로 감소하는 이란산 원유 공급을 사우디가 원유를 추가로 생산해 대체하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다.
사우디는 이런 미국의 압박에 다소 불만을 표시했으나 지난달 2일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몰리면서 위기에 처하자 같은 달 15일 돌연 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이 높아지자 미국의 도움이 절실해서였다.
그러나 미국 중간 선거가 끝난 데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일부 국가에 제재 적용을 면제하고 수요가 감소하리라는 전망 속에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자 사우디가 감산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OPEC과 비회원 주요 산유국은 2016년 11월 하루 18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해 배럴당 30배럴대까지 떨어졌던 유가를 2년 만에 80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월가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리비아·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공급 불안을 근거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 등 세계 최대 수출국들이 이란의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생산량을 늘린 데다 미국이 일부 국가에 대해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서 유가는 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인터콘티넨털거래소(ICE) 브렌트유 내년 1월 인도분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9일 장중 한때 배럴당 70달러 선이 깨져 69.13달러까지 내려갔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8일 지난달 초에 도달한 4년 만의 최고치에서 20%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데 이어 9일에는 10거래일 연속 내려 1984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알팔리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의 유가 급락은 놀라운 수준이다. 시장의 심리는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데서 과잉 공급을 우려하는 쪽으로 옮겨졌다"며 유가를 높여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 전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은 기자들에게 "많은 산유국이 감산해야 한다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수하일 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은 "다음 달 빈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의에서 어떤 행동(감산)을 하자는 제안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감산 합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와 함께 산유국 회의를 주도하는 러시아의 입장이 감산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내년 초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만배럴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 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CNBC에 "시장에 많은 변동성이 있고 이는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당장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매달 180도 경로를 변경하지 않도록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아주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이날 JMMC에서 산유국 장관들이 추가 감산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hskang@yna.co.kr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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