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보물이 왔습니다"…국립중앙박물관서 영접 행사
연천 숭의전지에서는 희랑대사·왕건 만남 연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음달 대고려전을 위해 대여한 합천 해인사 보물이 안전하게 도착했음을 알리는 영접 행사를 10일 오후 열었다.
해인사를 떠나 박물관에 온 고려 유물은 국보 제206호와 보물 제734호로 지정된 고려목판과 보물 제999호 건칠희랑대사좌상을 포함해 11점.
처음으로 해인사 산문을 벗어나 바깥나들이를 한 희랑대사좌상과 고려를 대표하는 유물인 불교 목판의 이운(移運)을 부처에게 고하는 고불식(告佛式)은 전날 오전 해인사에서 개최됐다.
영접 행사에서 희랑대사좌상 복제품을 실은 가마는 취타대, 전통 의장대와 함께 박물관 정문에서 열린마당까지 행진했다.
신달자 시인의 헌시 낭독과 축하 공연, 탑돌이, 박물관 앞 연못에 소원등 띄우기도 진행됐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장경판이 해인사 산문을 나서서 사부대중에게 선보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그 속에 살아 숨쉬는 자랑스러운 민족사, 목판에 담긴 숭고한 가치를 모두가 함께 느끼고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영접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연천 숭의전지(사적 제223호)에서 희랑대사좌상 복제품과 왕건 초상화가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는 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숭의전(崇義殿)은 고려 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충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약식 고유제와 고려가무악 연주, 사제 간인 희랑대사와 왕건 만남을 기념하며 '국태민안'(國泰民安)을 한자로 쓰는 서예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내달 4일 개막하는 특별전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에는 청자와 불화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고려 문화재 약 390점이 전시된다. 왕건상과 개성 만월대 금속활자를 포함한 북한 유물 대여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배 관장은 "희랑대사는 고려 건국 과정에서 수세에 몰린 왕건을 도운 스승"이라며 "대고려전에 북한의 청동 왕건상이 내려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계신 희랑대사를 만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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