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측, 변호사 선임 후 목사 고소키로(종합)
경찰 피해자 측 면담 마무리…피해자 측 "변호사 선임 후 진술"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피해자 측과 접촉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9일 오전 피해자 측 정혜민 목사 등을 면담해 피해 사실과 경위 등을 파악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 인천 모 교회 김모 목사를 고소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물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당시 나이와 성관계의 강제성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했다.
정 목사는 경찰 면담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이야기했고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은 추후 변호사를 선임해 진술하기로 했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 가해자를 상대로 공동으로고소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 목사 '그루밍 성폭력 의혹' 피해자 측 입장발표 / 연합뉴스 (Yonhapnews)
경찰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김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접하고 해당 목사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현재 김 목사와 성관계 등을 한 피해자 가운데 당시 나이가 13세 미만은 없어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성관계의 강제성이 드러날 경우에만 김 목사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의 성관계가 위계·위력에 의한 것이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경찰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가운데 당시 가장 어렸던 아이가 16세였다"며 "가해자는 성관계는 했지만 성폭력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반성하기는커녕 자신만만해서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김 목사와 같은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 할 수 있도록 조속히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아동 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추행하는 경우도 처벌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한 김 목사는 지난 10년간 중·고등부와 청년부 신도를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정혜민 목사는 이달 6일 피해자들과 함께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김 목사 부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변호인을 선임해 향후 경찰 조사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일 김 목사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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