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켈리 "4년 걸린 포스트시즌 첫승, 슬프지만 의미 커"(종합2보)
7이닝 4피안타 2실점(비자책) 역투로 '4전 5기' 끝에 첫 승
수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포스트시즌 최고의 피칭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4전 5기' 끝에 한국시리즈에서 '가을야구' 첫 승리를 거둔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메릴 켈리(30)는 "4년이나 걸렸다는 게 슬프다"고 말했다.
켈리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무자책) 역투로 7-2 승리를 이끌었다.
SK에서 4시즌 동안 48승을 올린 켈리는 정규시즌에서는 막강한 에이스였지만 포스트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전까지 켈리는 2015년과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올해 플레이오프 2경기 등 포스트시즌 총 4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9.75로 부진했다.
하지만 켈리는 이날 마침내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하며 한국시리즈에서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리를 달성했다.
경기 후에 만난 켈리는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 슬프긴 하다"며 "여러 힘든 경기가 있었지만, 오늘 경기만큼의 중요성은 없었던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켈리의 말처럼 SK는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3차전을 잡아내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켈리가 올해 포스트시즌 8경기 만에 SK의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깔끔하게 끊었다.
켈리의 투구는 더할 나위 없었다. 5회초 1사까지 두산 타선을 노히트로 틀어막는 등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5회초 수비 실책과 함께 2실점 하긴 했지만 6회초 또다시 수비 실책으로 맞은 1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에이스의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
SK 타선이 1회말 제이미 로맥의 스리런 홈런, 2회말 한동민의 적시타로 초반 4점의 리드를 안기자 켈리는 경쾌한 피칭을 이어갔다.
켈리는 4회초까지 볼넷 1개만을 허용했을 뿐 3차례나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쾌속 순항했다.
투구 수 관리도 효율적이었다. 켈리는 1회초 13개, 2회초 12개, 3회초 14개, 4회초 8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5회초 선두타자 양의지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실책이 실점의 도화선이 됐다.
켈리는 계속된 1사 2루에서 김재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노히트 행진이 깨졌다. 이어 오재원의 좌전 적시타로 켈리는 또 1점을 실점했다.
6회초에도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박건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2루수 강승호가 포구에 실패했고, 최주환의 우전 안타와 양의지의 볼넷으로 순식간에 베이스가 꽉 찼다.
하지만 켈리는 오재일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한 바퀴 돈 뒤 정확하게 홈에 뿌려 아웃 카운트 1개를 추가했다.
이어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켈리는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켈리는 오재일의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한 상황에 대해서 "공을 잡을 때 꽤 빠른 속도라 침착하게, 그리고 세게 돌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그 속도 그대로 던졌으면 아마 상대 팀 더그아웃에 던졌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잘 컨트롤해서 정확한 송구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켈리는 '가을 부진'을 털어낸 것에 대해선 "넥센 히어로즈전을 머릿속에서 지운 상태로 들어갔다. 오래 남을 수 있는 부진이었지만 당시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다 지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들어가면서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홈 3경기 중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내일 선발인 김광현이 이 흐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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