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체제단속 강화 신호탄?…해묵은 도서출판도 문제 삼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 당국이 9∼13년 전에 있었던 도서출판을 문제 삼아 저명한 학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체제단속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 중앙감찰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쭈 호아 전 과학부 차관에게 포문을 열었다.
당국은 "호아 전 차관이 일당 독재와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건설 시도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당의 규율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당국은 또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호아 전 차관의 출판사가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담긴 책의 베트남어 번역판을 출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생산수단 통제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저서 '노예의 길' 번역판 등을 거론했다.
이후 해당 책들은 호아 전 차관이 운영하는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호아 전 차관이 느닷없이 비판대상이 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최근 국가주석을 겸직한 뒤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은 최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감시하는 센터를 신설하고 SNS 윤리강령을 마련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 업체에 베트남 이용자들의 데이터 저장을 의무화하는 사이버 보안법을 제정,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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