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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컬링연맹…'100억원 후원' 신세계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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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컬링연맹…'100억원 후원' 신세계도 떠났다
재정 부족으로 컬링월드컵 출전팀 변경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컬링이 깜짝 은메달 쾌거를 달성한 지 8개월이 흘렀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계기로 컬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한국 컬링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자체 행정 기능을 상실, 관리위원회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이 후원 계약을 이어가지 않아 재정적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컬링연맹과 100억원 규모의 공식후원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목표로 운영비, 전국대회 상금과 개최비용, 우수 팀 훈련비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지난 14일로 후원 계약이 끝나자 더는 컬링연맹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신세계는 29일 "컬링 후원은 처음 시작할 때 평창올림픽까지 지원하는 걸로 계획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컬링 저변 확대와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고,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국민 동계 스포츠로 성장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해 계획대로 후원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앞으로 후원할 종목과 지원 방향을 새로 검토할 방침이다.
2013년부터 5년간 매년 개최되던 신세계이마트 전국선수권대회도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부실 운영 행태가 드러나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돼 자체 행정 기능을 상실한 컬링연맹에 신세계의 후원 중단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관리단체로 지정된 지 1년 2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연맹은 관리단체 신세다. 컬링연맹 회장은 1년 4개월째 공석 상태다.
수장도 없고 신세계 후원도 끊긴 컬링연맹은 국제대회 선수 파견에도 차질을 겪었다.
컬링연맹은 지난 8월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를 개최할 때, '우승팀을 컬링월드컵 1차전의 대표팀으로 우선 선발하고, 준우승팀은 컬링월드컵 2차전 대표팀으로 우선 선발한다'고 공고했다.
단, 준우승팀을 월드컵 2차전 대표로 내보낼 경우, 관련 비용은 연맹이 자체 확보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연맹이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한체육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대표팀이 2차전에도 출전한다는 내용이다.
선발전에서 우승해 새 여자컬링 국가대표가 된 춘천시청은 예정대로 지난달 12∼15일 중국에서 열린 컬링월드컵 1차전에 출전했다.
선발전 준우승팀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팀 킴' 경북체육회였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은 태극마크를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오는 12월 5∼9일 미국에서 열리는 컬링월드컵 2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연맹은 최근 '후원사 계약 만료로 인해 연맹 자체 재원 확보를 통한 선발전 2위 팀 파견에 어려움이 있다'며 월드컵 2차전에도 여자컬링 대표로 춘천시청을 내보내기로 했다.


연맹은 신세계의 든든한 후원을 받을 때도 국가대표팀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1월, 컬링 국가대표팀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많은 기업이 컬링에 굉장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표팀은 왜 돈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못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캐나다에서 끝난 2018 세계믹스컬링선수권대회에는 한국 팀이 출전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연맹이 한국 선수의 국제 경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믹스컬링은 남자 2명, 여자 2명 등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혼성 종목으로, 연맹이 정식 국가대표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대신 연맹은 2016년과 2017년 세계믹스컬링선수권 개최 약 5개월 전에 홈페이지에서 대회 참가 신청을 받았고, 한국은 각각 4위, 9위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에는 홈페이지에 대회 개최 공지도 올라오지 않았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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