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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승객은 인종차별, 항공사는 방치…英·스페인서 수사 착수
英, 남성신원 스페인 경찰에 제공…英총리실 "총리, 인종차별 혐오 입장 견지"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기내에서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폭언을 하고도 제지당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면서 양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물의를 빚은 남성 승객의 신원을 확인해 스페인 경찰에 통보했다.
사건은 지난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기내에서 발생했다.
승객들이 탑승해 착석하는 과정에서 한 백인 남성이 자리에 앉더니 같은 줄 좌석에 앉은 77세 흑인 여성 델시 게일을 향해 인종차별적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게일의 딸 캐럴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신의 창가 좌석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통로 좌석에 앉아있던 게일이 관절염 탓에 바로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지 않은 데 분노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캐럴이 자신의 어머니가 관절염 때문에 바로 일어나지 못한 것이라며 폭언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나 이 남성은 고성을 지르며 게일이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차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결국, 게일은 다른 좌석으로 옮겨주겠다는 승무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리를 옮겼으나 승무원 누구도 남성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기내에 있던 한 승객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이튿날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문제의 남성을 제지하지 않은 라이언에어 측에 비난이 빗발치고 각국 SNS 이용자들의 공분을 사자 이날 바르셀로나 경찰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총리는 인종차별은 혐오스러운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언론에 말했다.
앞서 라이언에어는 지난 21일 영국 에식스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으며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캐럴은 CNN에 아직 라이언에어 측으로부터 아무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이터제공]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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