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통산 6회 우승의 FC서울, 이젠 2부 강등 걱정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 추락…'1부 잔류' 위한 운명의 6경기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다음 시즌 K리그2(2부 리그)에서 FC서울-서울 이랜드 '서울 더비' 한 번 하자."
이번 시즌 초반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부진이 이어지자 서울 팬들은 자조 섞인 한탄과 함께 팀의 2부 강등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전통의 강호 서울의 2부행은 농담에 가까운 전망이었지만 2018시즌을 6경기만 남겨놓은 지금 K리그2 '서울 더비' 가능성은 더이상 농담이 아니게 됐다.
서울은 지난 6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남에 0-1로 졌다. 9경기 무승(3무 6패)의 늪에 빠진 서울은 다음 33라운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하위 스플릿 행이 확정됐다.
2012년 K리그에 스플릿 라운드가 도입된 이후 서울이 하위 스플릿에서 시즌 후반을 보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이 상위 스플릿 진입에 실패하면서 K리그 팀 중엔 전북 현대만이 상위 스플릿을 줄곧 지킨 유일한 팀이 됐다.
서울은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던 강팀이었다.
럭키금성 시절부터 시작해 모두 6번 리그 정상에 올랐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친 뒤 이번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다.
간판 외국인 선수 데얀을 비롯해 오스마르, 윤일록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며 리빌딩에 나섰던 서울은 개막 후 5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베테랑 박주영과 황선홍 전 감독의 불화설까지 불거졌고, 황 감독은 지난 4월 2년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이을용 감독대행 체제에서 반짝 반등에 나서는가 했지만 후반 들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믿을 만한 골잡이가 없었고 수비도 불안했다.
무기력한 패배와 아쉬운 무승부가 이어질수록 자신감도 잃어 정말 늪에 빠진 것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하위 스플릿 추락은 단순히 상징적인 굴욕이 아니다.
시즌 막판 중하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하위 스플릿 팀 누구도 1부 잔류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포함해 정규리그 38라운드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최하위 12위 팀은 K리그2로 자동 강등되고, 11위 팀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현재 9위 서울(승점 35)과 12위 인천(승점 30)의 승점 차이는 5점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7위인 제주 유나이티드의 승점도 38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한두 경기 만에도 하위 스플릿 6개 팀의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것이다.
서울로서는 길어지는 부진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았지만 애도할 틈도 없이 1부 잔류를 위한 혈투를 준비해야 한다.
하위 스플릿이라고 해도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
특히 일찌감치 하위 스플릿 행이 확정된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인천은 지난 8월 강원전 0-7 대패의 굴욕 이후 8경기에서 3승 4무 1패를 기록했다.
전남 역시 7월까지 3승에 그쳤으나 8월 이후 5승을 챙겼다.
분위기만 놓고 보면 두 팀이 서울보다 압도적으로 좋다.
창단 첫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혈투를 앞둔 서울은 A매치 휴식기가 분위기를 추스를 기회다.
휴식기 후 오는 20일 제주전과 곧바로 시작될 스플릿 라운드 5경기는 서울에겐 매 경기 그야말로 운명이 걸린 일전이 될 전망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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